인도네시아 산불 재앙으로 오랑우탕 생존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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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인도네시아에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산불로 오랑우탄들이 때아닌 수난을 겪고 있다.

수마트라섬과 보르네오섬의 밀림에서는 산불로 먹이와 물을 빼앗긴 오랑우탄들이 사람들과 자원쟁탈전을 벌이고 있으며 주민들은 보금자리를 잃고 방황하는 오랑우탄들을 보는대로 포획하거나 죽이고 있는 것이다.

세계야생기금 (WWF) 의 바리타 마눌랑 오랑우탄보호계획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한 보고서에서 오랑우탄들이 산불로 몸이 노출되면서 밀렵.사냥.밀거래의 희생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또 이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잡힌 오랑우탄은 대만.일본 등지로 밀수되는데 그 값은 어린 것일 경우 이 지방 근로자들의 수개월 임금과 맞먹는 50만루피아 (미화 1백50달러)가 된다는 것. 동칼리만탄의 천연자원보호센터는 올해들어 새끼 오랑우탄 60마리를 주민들로부터 압수했으며 91년 이후 보르네오.수마트라에서만도 2백50여마리의 오랑우탄을 구조해 숲으로 되돌려 보냈다.

WWF는 지난 20년간 오랑우탄 서식지의 80%가 파괴됐으며 5년전 약 2만마리였던 오랑우탄 수가 격감하고 있어 2000년에 가면 멸종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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