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자구책 불구 자금난…사려는 기업도 없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쌍방울은 어떻게 될까. 자금난에 허덕이는 쌍방울이 내년 예산을 20%삭감하고 선수단 규모를 대폭 줄이는등 강력한 자구책을 발표했다.

간판선수 박경완을 현금트레이드 사상 최고액으로 팔아치운 것도 그 일환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쌍방울의 자금난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운영하자니 자금이 달리고, 팔자니 나서는 기업이 없다.

쌍방울이 안고 있는 문제를 사안별로 점검해본다.

◇ 기존 선수

내년 선수단 연봉총액을 올해의 85%로 줄인다고 발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경력 3년이상의 선수들은 한국야구위원회 (KBO)에 연봉조정신청을 낼 가능성이 크다.

만일 조정액을 쌍방울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조정신청에서 이긴 선수는 자유계약으로 풀려 어느 구단과도 계약할 수 있게 된다.

쌍방울은 자금난 해소를 위해 간판급 선수들의 현금트레이드를 생각할 수 있다.

박경완의 트레이드도 그같은 배경에서 이뤄진 고육지책. 그러나 이는 KBO가 예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 KBO는 구단매각에 대비, 간판급 선수들의 무차별 트레이드를 강력히 저지할 방침이다.

KBO는 지난 76년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에이스의 찰리 핀리 구단주가 주전선수 대부분을 팔려는 움직임을 보였을 때 보위 쿤 커미셔너가 연방법원에 소송, 승소한 예를 들고 있다.

◇ 지명 신인

쌍방울은 지명선수가 구단측 제시액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계약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경우 구단은 KBO에 입단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KBO가 사유서를 검토, 구단 제시액이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하면 지명신인들은 모두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 구단 매각

현재 이같은 상황에서 쌍방울이 과연 얼마나 버틸지 의문이다.

만일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선고를 받으면 KBO가 1개월간 모든 운영자금을 지원하게 된다 (규약 39조) .KBO는 이후 쌍방울 의사와 관계없이 구단 매각작업의 주체가 된다.

그러나 매각이 안될 경우 선수들은 모두 웨이버로 공시되며 팀성적의 역순으로 드래프트를 한다.

KBO는 최악의 경우 쌍방울의 연고지 이동을 공론화해 팔기 쉽게할 방안까지 고려중이다.

KBO는 현재의 8개 구단 체제를 최대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김홍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