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코화'로 재현한 고구려벽화…진영선 교수 작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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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지금은 맥이 거의 끊어진 프레스코 화의 전통을 잇고있는 고려대 진영선 교수의 작품전이 16일까지 유나화랑에서 열린다.

02 - 545 - 2151. 프레스코. 이탈리아 말로 '신선하다' 는 뜻을 갖고 있는 이 단어는 벽화기법의 한가지. 석회를 바른 벽이 채 마르기 전에 물감으로 형상을 그려내는 방법으로 매우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민첩한 속도로 그림을 그려야하고 따라서 수정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고대 로마의 문명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폼페이 유물이나 르네상스 양식, 우리 전통에서는 고구려 벽화에서 볼 수 있는 방식이다.

20세기 들어 멕시코 벽화운동 등에서 일부 프레스코 기법을 사용했지만 제작상의 어려움 때문에 잊혀져가는 제작양식이 되고 있다.

15년간 프레스코화를 진지하게 연구하고 있는 진씨는 이번 전시에서 고구려 벽화에 나타나는 무사나 악사 등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프레스코화의 원형이 벽화라는 점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 전시장의 벽면과 천장.바닥까지 폭넓게 활용했다.

이뿐이 아니다.

단순한 평면 작업뿐 아니라 입체에로의 새로운 시도까지 엿보인다.

구 (球) , 혹은 구의 단면 속에 이 기법을 넣어 벽화 속에 고착된 기법을 뛰어넘는 현대적인 프레스코화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진씨는 파리 국립미술학교와 로마 ICCROM에서 정통 프레스코화를 연구했다.

이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고구려 장천 1호 고분의 내부를 국립중앙박물관에 실물 크기로 재현하기도 했다.

안혜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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