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 영화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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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헐리웃의 인기스타인 조지 클루니와 니콜 키드만이 억대의 메르세데스 벤츠 S - 320을 타고 '씽씽' 달린다.

그 뒤를 악당들이 BMW5시리즈를 타고 바싹 뒤쫓는다.

결국 악당들이 타고 있던 BMW 3대가 뒤엉켜 뒤집어지며 박살이 난다.

이 장면은 7일 벤츠의 국내 공식수입업체인 한성자동차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명보극장에서 특별상영한 영화 '피스메이커' 의 한 부분이다.

국내 대형차 시장 선점을 목표로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의 치열한 판촉전이 이번에는 홍보성 영화로 옮겨 붙었다.

한성이 BMW를 희생양으로 삼은 이 영화를 고객들에게 틀어준 의도는 벤츠가 BMW보다 더 잘나간다는 점을 강하게 부각시키기 위한 것. 이와관련 한성측은 "영화내용이 원래 그런 것이므로 BMW측이 기분 나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벤츠의 영화 시사회가 지난해초 BMW가 본드카로 선정된 '007 골든 아이즈' 의 국내상륙에 맞추어 고객초청 무료시사회를 갖는등 BMW측이 대대적인 홍보공세를 펼친데 대한 앙갚음으로 보고 있다.

이에대해 BMW측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다.

특히 벤츠측이 이번 영화시사회에 맞추어 '피스메이커' 를 소재로 하는 벤츠의 신문광고에 BMW가 형편없이 구겨져 불타고 있는 사진을 싣는등 너무 노골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쾌해 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벤츠의 국내 판내실적은 6백65대. 같은 기간 BMW의 판매대수 1천1백3대의 약 절반 수준이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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