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날, 꽃보다 모터사이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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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을 타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모터사이클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는 천재 디자이너가 그려낸 꽃미남, 삼륜 타입, 에어백이 달린 모터사이클 등이 눈길을 끈다. 모터사이클 전문 사이트인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의 추천을 받아 타 볼 만한 모델들을 살펴봤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F4의 멤버가 타는 모터사이클은 이탈리아 MV 아구스타 제품이다. 덮개가 없는 네이키드 버전인 브루탈레 1078RR(사진上)은 현대 모터사이클의 디자인을 좌우하는 천재 디자이너 마시모 탐부리니의 작품이다.

직렬 4기통 1078cc 엔진이 최고 156마력을 낸다. 최고속도는 무려 시속 267.2㎞에 달하는 고성능이다. 변속 충격을 줄이는 슬리퍼 클러치가 기본으로 달린다. 브렘보사의 브레이크는 강력하지만 섬세하게 작동한다. 각종 부품과 엔진을 감싸고 있는 아름다운 프레임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 제품은 ‘꽃보다 아름다운 모터사이클’이다. 가격은 4400만원.

항공기 엔진 제작으로 출발한 BMW는 자동차보다 모터사이클을 먼저 생산한 회사다. BMW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고성능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독보적이다. 국내 경찰용 모터사이클의 상당수가 BMW 제품이다. 새로 나온 BMW K1300 시리즈는 기존 K1200 시리즈보다 엔진 배기량을 136cc 키운 1293cc다. 웬만한 소형차보다 출력이 좋아 최고 173마력을 낸다. 직렬 4기통 엔진은 55도 기울여 프레임에 고정시켜 무게 중심을 낮췄다. 전자 제어 방식 서스펜션과 뒷바퀴의 미끄러짐을 제어하는 ASC 기능이 달려 있다. 엔진의 폭발을 순간적으로 멈춰 클러치 조작 없이 기어를 변속할 수 있게 하고, 동력 손실을 줄였다. 도심형 네이키드 모델 K1300R의 경우 2425만원이다.

질레라의 푸오코500은 세 개의 바퀴로 달리는 트라이크(Trike) 모터사이클이다. 앞바퀴에 두 개의 타이어를 달고 있는 푸오코 500은 노면 접지력이 자동차만큼 좋다. 게다가 모터사이클의 제동성능을 좌우하는 앞바퀴의 접지면적을 넓혔다. 독립형 전륜 서스펜션은 코너에서 좌우 40도까지 차체를 기울이게 해준다. 따라서 운전자의 두 발이 지면을 짚지 않아도 서 있을 수 있고 기존 모터사이클과 달리 넘어질 우려도 없다. 극한 상황이라 할 수 있는 빙판 혹은 빗길에서 더 빛을 발한다. 뒷바퀴가 미끄러지더라도 두 개의 앞바퀴가 차체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하다. 단기통 493cc 엔진을 달고 41마력을 낸다. 가격은 1570만원.

혼다의 기함 골드윙은 올해로 34주년을 맞았다. 6기통 1832cc 엔진은 최고출력이 118마력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대토크가 17kg·m에 달해 거대한 차체를 가볍게 움직인다. 차체의 무게도 415kg에 달한다. 골드윙은 유럽에서는 사고 난 자동차를 끄는 구난용으로도 사용한다. 또 전기 모터 후진 장치를 달아 좁은 골목길에서도 후진이 가능하다. 2006년부터는 모터사이클 최초로 전용 에어백을 단 모델이 나온다.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가 튕겨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유일무이한 모터사이클용 에어백이다. 가격은 3600만원.

할리데이비슨은 청바지나 코카콜라처럼 미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국내에서는 장거리 투어용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할리데이비슨은 1970년대만 해도 레이스 트랙에서 쏜살같이 달리는 스피드로 유명했다. 이런 할리데이비슨의 영광을 재현한 XR1200은 뛰어난 달리기 성능과 디자인으로 이미 유럽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91마력을 내는 에볼루션 1202cc 엔진은 최고 회전 수가 7000rpm에 달한다. 무겁고 둔탁한 할리데이비슨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핸들링이 가벼운 것도 특징이다. 가격은 1800만원.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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