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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어디까지 왔나] 4. 유방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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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 2기 유방암 환자가 유방 절제수술을 받는 모습.

우리나라 여성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다. 식습관의 서구화로 유방암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방암은 이미 자궁암을 제치고 여성암 발생률 1위에 올랐다. 2002년 한해에만 7359명(16.8%)의 환자가 발생했다. 유방암은 조기 발견과 신치료법의 절묘한 조화로 극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치료 후 재발이 잦아 '평생 관리'란 개념이 필요하다.

◇전신질환인 유방암=유방암은 조기 발견해도 진단 당시 이미 전이 가능성이 있는 전신 질환이다. 따라서 수술 후 관리가 소홀하면 재발이 잦다.

유방암 생존율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발견시기. 가슴이 작고 유방조직이 치밀한 한국 여성은 조기검진을 위해 유방 X선검사와 함께 초음파검사도 받는 게 좋다.

일단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수술은 통상 1, 2, 3기 환자에게 실시한다. 단 조기(1, 2기)발견.조기수술을 해도 겨드랑이 림프절을 침범한 환자는 50%, 침범하지 않은 경우에도 20%나 재발한다. 따라서 수술 전.후에 항암 치료.방사선 치료.호르몬 치료 등 보조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보조 치료를 받으면 재발률은 절반, 재발로 인한 사망률은 3분의1 정도 감소한다.

◇다양한 보조 치료법들=수술 후 보조 치료법으로 항암치료.호르몬치료.방사선치료 등이 있는데 암세포의 호르몬 수용체에 대한 반응, 전이된 림프절 수, 위험인자 등에 따라 결정된다. 호르몬 치료는 유방암 발병에 관여하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자극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한다. 현재 타목시펜이 가장 널리 사용되는데 통상 5년 정도 복용해야 한다. 최근엔 에스트로겐 합성을 억제하는 치료제로 폐경 후 여성에겐 아나스프로졸을, 폐경 전엔 고세렐린을 사용한다.

호르몬을 생성하는 난소 자체를 수술이나 방사선으로 파괴하는 방법도 있다. 가장 널리 사용하는 보조 치료는 화학요법이다.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메토트렉세이트.5-플루로우라실 등의 약을 사용하며, 고위험군에겐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5-플루로우라실 등과 독시루비신을 혼합 치료한다. 치료기간은 통상 6개월 정도.

최근엔 ^수술전 암 크기를 줄이고 ^전이를 막으며 ^유방을 보존하는 수술을 하기 위해 3기 이후 환자에게 수술 전 항암치료를 한다. 치료기간은 두달 정도. 환자의 80% 이상에서 암 크기가 절반 정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방사선 요법은 유방 보존 암수술 환자에겐 필수적인 치료다. 유방절제술을 받은 환자도 암세포가 겨드랑이 림프절에 4개 이상 침범했거나 3기 이상이면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한다.

폐.간 등으로 암세포가 전이된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전이된 장기 부위, 환자의 증상, 환자의 전신상태, 호르몬 수용체에 대한 반응 등에 따라 항암치료.호르몬 치료.방사선 치료 등을 복합적으로 받는다.

최근 개발된 탁센.헤르세틴 등의 신약을 기존의 항암제와 병행할 경우 치료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치료 후 장기관리 필요=재발을 낮추기 위한 위험요인 회피요법도 중요하다. 운동과 체중조절, 동물성 지방 제한 등의 식사요법, 정기검진 등의 노력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종양내과 박영석 교수, 일반외과 양정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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