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라싸 점령한 날 ‘티베트 해방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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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과 티베트(시짱·西藏) 망명 정부가 이번에는 ‘농노 해방 기념일’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했다. 양측은 동영상까지 동원해 선전 경쟁도 벌였다.

중국 정부는 1959년 중국 군이 무력으로 라싸(拉薩)를 점령한 날(3월 28일)을 올해 처음 ‘티베트 해방 기념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티베트 자치구 정부는 이날 라싸 포탈라궁(布達拉宮) 앞에서 1만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례적으로 중국 중앙방송(CC-TV)과 신화통신 인터넷사이트가 이 광경을 전국에 생중계했다.

장칭리(張慶黎) 티베트 자치구 공산당 서기는 “중국의 주권과 조국의 영토 안정을 위협하는 달라이 라마의 국가 분열 책동에 맞서 티베트의 안정과 발전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를 분열주의 정치인으로 깎아내리면서 중국이 임명한 11대 판첸(班禪) 라마를 적극 부각시켰다. 티베트 불교 2인자에 해당하는 판첸 라마는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서 열린 제2회 세계 불교포럼에서 “중국은 종교의 자유를 누리고 있고, 공산당에 의한 농노 해방은 부처의 가르침에도 맞다”고 영어로 연설했다.

이에 맞서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 정부 측은 “중국 정부가 티베트 농노 해방일을 지정함으로써 티베트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며 “티베트인들은 이런 행위를 중국 정부의 의도적인 도발로 간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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