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골드 러시 … 금 매입 서비스 사나흘 만에 18억원어치 쏟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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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주요 백화점이 때아닌 ‘골드러시’를 맞았다. 백화점이 금붙이를 매입하는 서비스를 시작하자 금을 팔기 위해 고객이 몰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5일 전국 11개 점포에서 금 매입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나흘간 9억5000만원어치의 금을 매입했다고 29일 밝혔다. 고객 602명이 모두 27.4㎏의 금을 현금으로 바꿔 간 것. 1인당 평균 판매량은 45.4g(12돈)으로 10년 전 외환위기 당시 1인당 판매량(15~18g)보다 2.5~3배 많았다.

롯데백화점은 전국 23개 점포에서 25~27일 7억7100만원어치의 금붙이를 매입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4개 점포에서 26~27일 2500만원어치의 금을 모았다. 금 시세가 3.75g(1돈)당 16만~17만원대를 형성하면서 고객들이 장롱 속 금붙이를 꺼내 현금화하고 있다. 20대 대학생부터 50~60대 주부까지 다양한 계층이 금붙이를 들고 백화점을 찾고 있다. 젊은 층은 주로 귀걸이나 커플링 같은 14K, 18K 제품을 들고 나왔다. 30~40대 주부들은 자녀 돌반지와 팔찌를, 50~60대 주부들은 주로 순금 목걸이·팔찌· 열쇠 등 무게가 나가는 제품을 가져왔다.

롯데·현대·갤러리아 백화점은 경기 불황 속에 국제 금 시세가 급등하자 금 유통회사인 KGTC와 제휴해 금 제품 매입 서비스를 시작했다. 백화점으로 금 제품을 가져오면 KGTC 직원이 감정과 무게 측정을 한 뒤 국제 시세와 환율을 반영해 매입 가격을 책정한다. 금 유통회사와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시세를 높게 매길 수 있고, 가격의 신뢰도가 있다는 게 백화점 측 설명. 현대백화점 김동환 장신구 바이어는 “귀금속 가게마다 부르는 값이 제각각이어서 금을 팔고 싶어도 팔기 어려웠다는 고객 의견을 반영해 행사를 기획했다 ”고 말했다.

행사는 롯데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은 5월 31일까지, 현대백화점은 6월 30일까지 진행한다. 순금과 18K·14K 제품을 매입한다.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며, 대금은 계좌로 송금받아야 한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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