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향 이동로봇 탄생…장애물 18cm 턱도 거뜬히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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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화성탐사 로봇 소저너를 능가하는 기능의 국산 '극한 (極限) 작업' 로봇이 탄생했다.

한국원자력연구소 김승호 (金承鎬) 박사팀은 최근 원전의 증기발생기.원자로 등 위험지역 작업용 로봇 '캐롯' 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캐롯이란 원자력연구소가 개발한 로봇이라는 뜻의 영어 두문자를 딴 말. 캐롯의 가장 큰 특징은 좁고 장애물 많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특수 바퀴를 장착한 점이다.

이른바 '전방향 이동바퀴' 로 불리는 이 장치는 옆으로 이동할 때도 따로 회전하지 않고 그냥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金박사는 "3백60도 어느 방향으로나 바퀴의 회전없이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로봇에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라고 말했다.

이 특수 바퀴 덕분에 높이 18㎝의 턱도 거뜬히 넘을 수 있다.

이 정도면 장애물 통과 능력에서 소저너에 뒤지지 않는다는게 연구진의 자체 평가다.

입체영상 카메라를 단 것도 캐롯의 특징. 캐롯 조종자는 무선 원격조종시 이 로봇이 보낸 입체영상을 봐가며 고난도.고위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작업용 팔 끝은 각종 공구 교체가 가능하게 설계돼 있다.

로봇치고는 이동속도도 초당 30㎝가량으로 빠른 편이다.

축전지 1회 충전으로 30분 정도 작업할 수 있다.

몸체는 길이 1.3m, 폭 80㎝정도며 진공청소기와 비슷한 모양이다.

무게는 1백50㎏. 과기처 등의 지원으로 5년여에 걸쳐 7억원을 투입해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습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장애자 재활 훈련용 로봇 등을 개발중이다.

金박사는 "전체적으로 캐롯의 기능성에는 만족하나 무선 원격 조종시 전자파의 교란을 막는 해결책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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