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연예인 지망생 20~30명 접대 동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고(故) 장자연씨의 소속사 전 대표 김모(40)씨가 유력 인사들을 접대하기 위해 20∼30명의 여성과 접촉해 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여성들 대부분은 연예계 지망생이라고 한다. 김씨가 대표로 있던 D소속사 전 직원 A씨는 26일 오후 본지 기자와 만나 이같이 주장했다. A씨는 “김씨가 사업을 위해 접대에 많은 공을 들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김씨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이나 룸살롱·가라오케 등에서 접대했다. 유력 인사가 포함된 접대 자리에는 장씨처럼 소속사 연예인들을 불렀다.

그러나 접대 자리에 불려 나온 것은 이들만이 아니었다. A씨는 “김씨 주변에는 하루 전에 ‘누구를 만날 일이 있으니 어디로 나오라’고 하면 줄을 선 ‘아는 동생’이 20~30명은 있었다”고 말했다.

‘아는 동생’들은 대개 연예인이나 모델 지망생이었다. 나이는 20대에서 30대 초반까지 다양했다. 이 중에는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김씨의 부름을 받고 달려오는 여성들도 있었다. A씨는 “한번은 불려 온 30대 여성에게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대기업에 다닌다’고 하더라”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여성은 CF에서 주부 역할을 하고 싶어 김씨와 어울렸다”고 말했다. 그는 “접대에 나온 여성들은 나이가 좀 있어도 연예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김씨의 접대 의혹이 속속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장씨 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27일 “장씨 오빠가 고소한 4명에 대한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들 4명은 소속사 전 대표 김씨와 종합일간지 대표 등으로 지난 13일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됐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이들의 신분을 고려해 조사 방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경찰은 또 삼성동에 있는 장씨 소속사 옛 사무실에 대한 현장 감식을 통해 DNA 5건(남성 4명, 여성 1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기경찰청 이명균 강력계장은 “침실 용도로 쓰인 3층에서 발견된 것으로 3층 출입자 신원 확인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여성 DNA 1건이 장자연씨의 것인지는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은 장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29)씨의 진술에 허점이 많아 추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장주영·허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