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콘서트 가슴부푼 주주클럽…“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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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야야야 쇼킹쇼킹' 대신 테크노와 랩을 들고 돌아온 주주클럽은 음악보다 축구에 더 빠져 있는 듯 보였다.

"앗! 어휴, 안들어갔다."

마침 월드컵한일전이 잠실에서 벌어지던 날, 그네들의 시선은 신문사 동화상 전광판 앞에서 움직일 줄을 몰랐다. 2집 '라니싸니싸파' 가 나온 지 한 달, 뭘 하고 있던 걸까. TV에서도 얼굴보기가 전처럼 쉽지 않다.

새로 시도한 테크노풍의 대표곡 '수필러브' 가 다소 난해하단 반응에 부딪혔던 데 비해 여성보컬 주다인이 전매특허 '꺾는 창법' 으로 부르는 곡 '센티멘탈' 이 새로 부상하는 걸 보면, 팬들의 기대는 여전히 1집 분위기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닐까. "음악이 달라진 이유요?

(듣는 사람만 아니라) 하는 우리도 재미있어야지요. 우리한테 자극을 줄 수 있는 음악, 우리들이 신나는 음악을 하려고 했어요…반향은 더 작을 지 모르지만 음악적으로는 더 안정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 (주승형) "주주클럽이 가야할 방향이 있죠. 우리가 음악하면서 산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것. " (주승환) "2집곡 받고 굉장히 당황했어요. 하드코어계열, '수필러브' 같은 건 BPM (분당비트수) 이 150을 넘거든요. 거기 맞춰 거칠고 강렬한 랩을 해보면 어떨까 싶었죠. 새로운 시도가 훨씬 재미있었어요. " (주다인) 전반전이 끝나고서야 음악을 화제에 올린 이들의 표정에는 한국이 뒤지고 있는 경기스코어과 관계없이 즐거운 기대감이 실려있다.

데뷔 이후 첫 콘서트가 오는 14일부터 3일간 열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것도 호암아트홀 (02 - 751 - 9999) 이 처음 기획한 대중가요 콘서트다.

"일단은, 무대가 재미있을 것 같아요. 같이 무대에 서는 록밴드 '번개' 하고도 호흡이 정말 잘 맞고. 2집내고는 텔레비전보다 라디오를 더 많이 하는 데, 재미있어요. 라이브를 해보면 더 재미있겠죠?" 세 명의 '주' 가운데 기타의 승형.드럼의 승환 형제는 주주클럽 이전에 3년남짓 아르바이트로 방송국 쇼프로에서 세션을 하면서 무대경험이라면 남못지 않게 쌓았다.

그래서 이들에겐 '첫 콘서트' 보다도 '콘서트위주의 활동' 이 한결 의미를 갖는다. 음반의 대표곡뿐 아니라 수록곡 전부, 창법 일부만이 아니라 연주기량까지 '듣는 재미' 와 '보는 재미' 를 두루 선보일 수 있는 것이 콘서트무대이기 때문이다.

"어, 저거 반칙아냐. " 한국이 다시 한번 골문앞 슈팅을 시도한 모양이다.

그 순간 인터뷰는 끝이 나고 '한국 모던록의 대표주자' 로 불리곤 하는 주주클럽은 여느 축구팬으로 다시 돌아갔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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