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명물]국내 최대규모 '안양시민의 북' 제작, 시에 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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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안양시의 발전과 주민 화합을 기원하는 국내 최대규모인 '안양시민의 북' 이 한 시민의 지역사랑과 37년간 북 만들기로 외길인생을 걸어온 장인 (匠人)에 의해 제작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두 주인공은 중요무형문화재 77호인 이봉주 (李鳳周.71.납청유기 설립자) 씨와 지체및 청각 장애인 임선빈 (任善彬.47) 씨. '안양 시민의 북' 은 안양에서 사물놀이 제작공장을 운영하는 李씨의 재정적인 도움을 받아 任씨가 혼신을 힘을 기울여 제작해 다음달 안양시에 기증할 계획이다.

높이 2m20㎝, 둘레 5m20㎝, 울림판 지름 2m40㎝인 '시민의 북' 은 국내 최대규모로 92년 역시 任씨에의해 제작돼 현재 통일전망대에 있는 '통일의 북' 보다 지름이 10㎝ 더 큰 규모다.

울림판은 6백㎏의 황소 2마리 가죽으로 만들어 졌으며 둘레는 2백년된 춘향목이 씌어져 가죽씌우기와 동백기름 바르기등 10여가지 제작공정을 거쳐 두달여만에 완성됐다.

정확한 제작비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에서는 황소 가죽을 구하기 어려워 소 가죽을 수입하는데만 2천만원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0살때부터 북을 만들었다는 任씨는 88올림픽 기념북 (울림판 2m10㎝) 과 청와대 춘추관 북 (2m20㎝).대전 엑스포 북 (1m90㎝) 등 국내 이름있는 명북을 제작한 이 분야 최고 권위자이기도 하다.

다음달 안양시청 현관 앞에 정자를 만들어 전시 할 예정으로 현재 받침공정만 남겨놓고 있는 李씨와 任씨는 "북소리가 장엄하게 울려 퍼지듯 사랑과 인정이 넘쳐나는 안양시와 시민화합에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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