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가격인상 놓고 포항제철-수요업계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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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포항제철이 올들어 철강값을 5차례나 인상 (1회에 2~3개품목, 3~4%씩) 하자 자동차.전자등 수요업계가 강한 반발에 나섰다.

포철은 최근 4.4분기 인도분 열연강판과 선재의 로컬가격 (수출용 원자재) 을 각각 4.3%, 1.2%씩 올렸다.

이는 지난4월 열연코일.후판등의 내수가 인상 (2.8~4.6%) 이후 올들어 5번째 가격 인상조치다.

이에대해 포철에서 철강재를 사다 쓰는 수요업체들은 "올해 순이익만 1조원이상 예상되는 대규모 흑자기업인 포철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수요업체에 대한 공급 가격을 계속 올리는 것은 독점기업의 횡포가 아니냐" 며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와 전자산업진흥협회는 29일 오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내수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업계사정을 고려하지않은 일방적인 가격 인상은 잘못된 처사" 라며 이의 철회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업계는 "강판류의 경우 올해 가격인상률이 9.7%로 상반기 물가상승률 (3.8%) 의 2.4배에 달한다" 며 포철이 공기업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고 지나치게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내 강판류 수요의 60%를 차지하는 자동차업계는 "최근의 가격인상으로 자동차 1대당 3만~4만여원의 원가부담요인이 되고있어 국산차의 국제경쟁력 약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포철은 이에대해 "90년 9월이후 열연코일의 가격을 계속 동결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오히려 로컬가격을 다섯 차례나 인하했고 올해도 일부품목은 내렸다" 며 "올해 순익 증가는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등에 기인한 것이지 가격인상에 따른 것이 아니다" 고 설명했다.

포철은 "오히려 올들어 원화 환율이 크게 오르며 원료수입에 따른 원가부담이 1천5백억원 이상 증가한 상태" 라며 "수입제품보다 값이 싼 포철제품의 공급부족등 철강 수급왜곡 현상이 심화되고있어 이를 바로잡기위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고 강조했다.

홍병기·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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