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수사반장이던 길 그리섬과 달리 현장 경험이 없는 범죄 병리학 교수 랭스턴 박사를 연기하는 로런스 피시번은 “살인범의 심리를 읽는 일이 취향에 맞는다”고 의욕을 보였다. [OCN 제공]
길 반장을 대신해 인기 미드 CSI의 ‘구원 투수’로 투입된 로런스 피시번은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길 반장처럼 완벽한 인물은 누구도 대신하기 어렵다”면서도 “흥미로운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 시리즈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인 팬을 확보하고 있는 CSI 시리즈에 출연하게 된 소감은.
“CSI는 최고의 극본으로 만들어진 독특한 시리즈다. 내 연기 스타일과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매번 에피소드마다 퍼즐을 맞추듯 문제를 풀어가는 형식도 마음에 든다.”
-9년간 CSI를 지켰던 길 반장을 평가한다면.
“윌리엄 피터슨은 장장 시즌 9에 걸쳐 길 반장을 연기했다. 팬들은 그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팬의 한 사람으로서 (피터슨이 연기한) 길 그리섬이란 인물에 반할 수밖에 없었다.“
-길 반장의 빈 자리를 채워야 하는 부담감도 있을 것 같다.
“길 반장 같은 인물은 누구도 대신 연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랭스턴 박사는 길 반장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시청자의 관심을 끌 만큼 똑똑하고 흥미로운 캐릭터로 발전시키는 게 내 목표이자 바람이다.”
-당신이 맡게 된 랭스턴 박사란 캐릭터에 대해 소개해달라.
“랭스턴은 범죄 병리학 교수 출신으로 1급 CSI 요원으로 영입된다. 연쇄 살인범에 관한 강의를 한 것이 계기가 돼 교수에서 수사 요원으로 변신한다. 범죄 현장을 경험한 측면에선 초보 수사관이지만 다른 요원들과 달리 감성적인 면이 풍부한 인물이다.”
-범죄 병리학을 따로 공부한 적이 있나.
“첫 회의에서 작가들이 범죄 병리학 관련 책을 줬다. 그런데 첫 페이지를 열자마자 끔찍한 사진이 나오기에 책을 덮어버리고 아내에게 달려간 적이 있다. 그 이후 책을 펴본 일은 없다.”
정강현 기자
◆CSI=‘범죄 수사 현장(Crime Scene Investigation)’의 약자로 최첨단 장비와 과학적 분석을 통해 사건을 해결해가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과학수사대의 활약상을 그린 인기 미국 드라마다. 케이블 영화채널 OCN에서 매주 월·화요일 오후 10시부터 ‘CSI 시즌9’을 두 편 연속 방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