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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부도 회오리가 지역경제 강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부도 회오리가 지역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덕산그룹과 보배, 우성그룹의 부도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아시아자동차와 기아특수강,에디슨전자, 화니백화점과 쌍방울등의 도산이 잇따라 가뜩이나 빈약한 지역경제 기반을 흔들고 있다.

미증유의 경기침체와 고용불안을 낳고 있을 뿐만아니라 기업을 하고자하는 의욕과 경제활력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호남지역의 경제발전은 우리들의 시대에는 무망한 것일까. 완전개방과 무한경쟁체제에 진입하면 지방에 근거를 둔 기업들은 패배하고 말 수 밖에 없는가.

결코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지역은 부존자원, 경영환경, 관련및 지원산업, 수요조건등 경쟁력을 좌우하는 물적자원에 있어서는 분명히 뒤져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여기에다 창업가, 경영자와 기술자, 정치가와 행정관료, 근로자등 인적자원마저도 뒤떨어져 있다.

인적자원의 양성이란 본질적으로 우리 지역이 지금 잘 대응하고 있는 일류대학 진학문제와 같이 학습과 교육및 주체사이의 의사소통이 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역경제를 일으키는 길은 다름아니라 경영자와 기술자, 관료와 근로자를 육성하고 그들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장 (場) 을 마련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다가오고 있는 새 세기는 정보화.지방화.세계화를 지향한다.

산업사회와 경제의 중앙집권적 신화가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 나라나 지역, 심지어 한 기업의 흥망마저도 이러한 근원적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판가름났음을 역사가 가르쳐주고 있고 부도라는 엄연한 현실이 증거하고 있다.

어제의 우월함이 반드시 오늘의 우위를 보장하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부산의 합판.신발산업, 대구의 섬유산업의 융성과 몰락에서 뿐만 아니라 도산한 기업들의 사례에서도 똑같이 찾아볼 수 있다.

끊임없는 변신과 쉬지않는 혁신이 없는 곳에 생존과 번영이 더 이상 머물지 않게 된 것이다.

참으로 이제야말로 그 무엇보다도 지역경제발전에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야만 할 때다.

아직 늦지않다.

우리 모두 다시 시작하자. 이제는 지방자치가 뿌리를 내렸고 지역경제발전의 중요성이 지금처럼 우리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한 적이 없었다.

광주과학기술원이 존치되고 불완전하나마 첨단단지와 광양제철소, 한라중공업, 삼성전자, 대우자동차, 대우전자, 아남산업과 같은 유수한 대기업들이 지역에서도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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