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내가 회사 주인” 생각 가진 사람 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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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 사장이 1월 14일 취임과 함께 가장 먼저 한 일은 조직개편이었다. 두 기둥은 ‘현장 중심’과 ‘책임경영 강화’다. 이를 위해 본사와 지역본부 스태프 3000여 명을 현장에 재배치하고 각 사업 조직에 책임과 권한을 대폭 이양했다. 또 능력이 검증된 KT와 자회사 KTF 임원들을 대거 발탁해 주요 부서의 전면에 내세웠다. 한편으로는 본사 경영에서 한발 물러나 있던 중량급 인사를 과감히 재기용했다. 나이·경력·출신을 불문하고 능력만을 인사의 주요 잣대로 삼겠다는 선언이었다.

이 사장은 취임사에서부터 “관리자 위주, 통제 위주 조직을 현장·자율 위주로 뜯어고치겠다”고 강조했다. 일하는 방식은 물론 조직 문화, 인사 체계, 교육 훈련까지 모두 바꾸겠다는 뜻이었다. 그가 인사·조직과 관련해 이처럼 단호한 자세를 취한 것은 KT에 잔존한 공기업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실제로 그는 취임 후 가진 직원 간담회에서 “주인의식을 가지면 시키지 않아도 공부하게 되고 문제의식이 저절로 생긴다”고 말했다. 직원 간의 감시·견제를 통해 잘못된 조직 문화가 발붙일 수 없게 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신상필벌의 원칙을 굳건히 하려는 취지였다.

KT 신입사원들이 고객센터에서 체험교육을 받고 있다. KT는 직원들에게 고객 감동을 위해 힘쓰라고 강조한다.


이 사장은 이런 생각에 맞춰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도 새로이 정립했다. ▶고객가치를 늘 생각하고 실천하는 주인의식을 지닌 인재 ▶목표를 향한 집념과 각오가 강한 열정을 지닌 인재 ▶끊임없이 스스로를 개발하고 노력하며 변화를 즐기는 인재다. 이는 KT가 민영화 이후 강조해온 인재경영 원칙과도 맞아떨어진다. 직원들을 ▶유연한 사고와 배려심으로 친절·신속하게 고객 감동을 실현하는 사람 ▶틀에 박힌 것들에 역행해 독창적 시각으로 상상을 현실화할 줄 아는 사람 ▶스스로 도전 목표를 설정하고 창의적 해결안을 제시해 실행에 옮기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그런 인재를 키우기 위해 신입사원부터 고위 임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육 기회와 재충전 시간을 제공한다.

한편 이 회사는 올 한 해 1400명의 인턴을 채용키로 했다. 이 중 1000명은 6개월간 일하는 장기 인턴이다. 이동통신 자회사인 KTF와의 합병을 앞둔 만큼 보다 업그레이드된 유·무선 융합 사업을 펼치기 위해선 우수 인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인턴 임금의 재원은 임원들이 반납한 성과급이다. 이 회사 임원들은 1월 중순, 이 사장의 ‘비상경영’ 선포에 호응해 지난해 성과급의 20%를 반납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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