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김영삼대통령 탈당요구 발표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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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회창 신한국당총재는 평소 김영삼대통령에게 강한 불신을 가져온데다 검찰 수사유보가 겹치자 金대통령의 탈당요구라는 극약 카드를 빼들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그가 이를 결정한 데는 채 24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李총재의 핵심 측근 의원들은 21일 하룻동안 세차례나 대책회의를 가졌다.

단골로 참석하는 7인 핵심의원들 외에 김용갑 (金容甲) 의원과 이흥주 (李興柱) 전비서실차장등도 함께 했다.

회의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李총재의 정치특보를 지낸 강재섭 (姜在涉) 의원. 그는 "시기가 마침내 도래했다.

이제는 金대통령과 완전히 결별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탈당요구가 필요하다" 고 역설했다.

姜의원은 오후회의 도중 "기자회견문을 작성해보라" 는 총재의 특명을 받고 사라졌으며 심야회의에는 불참했다.

李총재는 저녁 늦게 김윤환 (金潤煥).황낙주 (黃珞周).권익현 (權翊鉉) 고문을 만나 자신의 결심을 설명했다.

黃고문은 "탈당요구같은 얘기는 전혀 없었으며 발표를 보고 놀랐다" 고 말했다.

姜의원이 서울시내 모처에서 문안을 완성한 것은 오후11시가 넘어서 였다.

李총재의 윤원중 (尹源重) 비서실부실장은 여의도 당사 총재실에서 이를 받아 집에 있던 李총재에게 팩시밀리로 보냈으며 몇가지 수정지시를 받았다.

문안의 완성은 오전1시가 지나서였다.

대통령에 대한 여당후보의 강력한 도전장이 인쇄에 들어갔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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