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시즌 시작 영남지역 유망수렵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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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사냥시즌이 시작된다.

사냥은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지역을 나눠 순환제로 허용된다.

올해는 영남지역이 순번. 기간은 11월1일부터 내년 2월말까지로 영남과 엽사들의 만남은 93년이후 4년만이다.

영남지역은 산세가 험악한 강원지역에 비해 낮은 구릉이 많아 사냥이 용이하다.

또 충청.호남에 비해 사냥감도 풍성하다.

8개월간 사냥에 굶주린 엽사들에겐 최적의 수렵장인 셈. 현재의 수렵은 끼니를 해결하는 차원과는 거리가 멀다.

짐승들을 잘 잡기 위해 그들의 습성을 관찰하고 오리피리등으로 소리를 흉내내다보면 어느새 자연과 친숙해 진다.

또 잡힌 짐승으로부터 패배는 죽음으로 직결된다는 생생한 교훈을 얻는다.

이런 까닭에 요즘은 아버지 엽사가 아들을 데리고 사냥터로 나와 자신의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수렵의 3요소는 발.개.총. 튼튼한 발이 있어야만 짐승에 접근할 수 있고 개와 호흡이 맞아야만 포획이 원활하다.

총은 사냥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수단일 뿐이다.

꿩과 멧돼지, 그리고 새로운 사냥거리로 등장한 오리를 쫓는 수렵의 땅 영남. 엽사들은 영남중에서도 경북권이 경남권에 비해 사냥감이 풍성하다고 말한다.

영남의 유망수렵지들을 소개한다.

◇ 문경권 = 산야와 평야가 고루 분포돼 꿩.멧돼지등 사냥감이 풍부하다.

산림이 울창한 산북면은 멧돼지가 많다.

충북 괴산에 인접한 가은읍은 아직까지 엽사들의 발길이 뜸해 포인트만 잘 잡으면 의외의 수확을 올릴 수 있다.

상주는 꿩등 조류 사냥의 적지다.

◇ 안동권 = 멧돼지.토끼보다는 꿩.오리등 조류가 많다.

이곳에는 짐승이 보이지 않더라도 또다른 매력이 있다.

하회민속마을등 유적답사를 통해 역사의 무게를 저울질할 수있다.

안동댐 근처에서 파는 '헛제사밥' 은 제사를 지낸 뒤 식구들끼리 먹었던 탕.나물등이 주요 메뉴로 사냥터에서 제사음식을 먹는 기회를 갖게 된다.

◇ 영주권 = 인삼으로 유명한 풍기를 끼고 있어 꿩.고라니등 조류가 많다.

꿩은 인삼밭에 심어진 씨앗을 자주 파먹어 농민들의 원성을 사는 조류. 엽사들이 꿩을 잡아줄 경우 취미도 살리고 농가의 수고를 덜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영주 인근 예천은 멧돼지.산토끼등 묵직한 짐승들을 잡을 수 있는 장소다.

◇ 진주권 = 구 (舊) 진양군 일원이 주요 수렵장이다.

남강을 낀 대곡면.지수면은 오리의 사냥터. 해질녘 오리 사냥은 엽사들을 황홀케 한다.

용치골 (사천시용현면) 은 지난여름 멧돼지 출현으로 농작물 피해가 심했던 곳이다.

◇ 비용 = 수렵장을 이용하려면 사용료를 내야한다.

사용료는 이용기간에 따라 엽총은 8만 (3일)~50만원 (1백20일) .공기총은 2만~10만원. 송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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