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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강삼재 총장의 '막가파식'폭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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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뭘 착각해도 한참 하고 있어. 국정을 책임진 집권 신한국당의 강삼재 (姜三載) 사무총장이 연일 막가파식으로 폭로전을 벌이니 이회창 (李會昌)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갈리 있나. " 李후보를 경선 당시부터 지원한 한 중진의원은 10일 姜총장이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 총재와 관련한 폭로전을 전개하자 이렇게 내뱉었다.

李후보의 측근들도 "재계까지 적으로 돌리자는 발상" 이라며 "도대체 이렇게 해서 대선을 치르자는 것이냐" 고 불만을 강하게 토로했다.

매사에 독선적인 姜총장이 무리하게 밀어붙이다가 큰일 (대선) 을 그르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여당내 인사들의 비아냥과 개탄은 청와대로 가면 한층 격렬해진다.

한 청와대 인사는 "제꾀에 스스로 묘혈을 파는 신한국당의 폭로전을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과 연결시키지 말라" 며 "金대통령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공작정치 행태" 라고 잘라 말했다.

金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했던 한 핵심 측근은 "김대중씨 비자금 관련 문서는 몇년전에도 있었지만 별로 신뢰성이 없어 없애 버렸던 것" 이라며 "姜총장이 악수 (惡手) 를 둔 것같다" 고 말했다.

그런데도 3金씨를 뛰어넘어 새로운 대통합정치를 내세우는 집권당의 姜총장이 과거의 공작정치 뺨치는 폭로전을 연일 감행하고 있다.

그 자료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姜총장은 제보자로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어떤 제보자가 있길래 그렇게 깔끔하고 방대한 제보를 할 수 있을까. 姜총장이 넘겨준 자료를 받아 발표과정에 참여했던 인사들에 따르면 내용이 매우 풍부하다는 것이다.

반박에 대비해 자신있는 자료를 갖추고 있다는 방증이다.

姜총장 스스로도 "이것 (발표한 의혹) 은 빙산의 일각" 이라고 강조했다.

姜총장과 작업을 같이 했다고 스스로 자랑한 한 국회의원은 자료의 출처를 "모 (謀) 기관" 이라며 "이인제 (李仁濟) 전경기지사 파일도 얼마 안가 깔 것" 이라고 호언했다.

자료의 출처를 짐작하게 한다.

姜총장은 이런 자료를 활용, 김대중총재 의혹을 발표하면서 "사실이 아니라면 의원직을 걸겠다" 고 의기양양했다.

그러나 거명된 관련 기관과 인사들중 적지않은 수가 연루설을 부인했다.

남을 모해해 치명상을 입힌 후 그것이 사실이 아닐 경우 자신은 겨우 의원직만 떼겠다는 것은 매우 오만하고 무책임한 발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앞뒤 안가리는 姜총장의 이런 태도에 안정지향의 의원들 다수가 李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울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당사 출입조차 삼가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집권당 姜총장이 이렇게 함으로써 그 해악이 정치권에만 미치지 않고 경제와 사회에 심각하게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신문사에 쇄도하는 시민들의 전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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