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선발 오더짜느라 밤새운 쌍방울 김성근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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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전주의 잠못 이루는 밤' - .

원래 잠이 없는 쌍방울 김성근감독은 1차전 선발오더에 대한 고민과 김원형이 등장하는 꿈에 시달리느라 1차전을 앞두고 밤을 새워야 했다는데 그 사연인즉 - .

삼성 선발투수를 알아내기 위해 고민하던 김성근감독은 경기 전날까지 내내 삼성의 선발을 예상하다가 결국 경기 당일 오전 2시10분에야 최종 오더를 확정했다.

김감독 특유의 '데이터 야구' 를 바탕으로 어느 특정투수 한명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삼성의 예상 선발투수 3명을 모두 상대할 수 있는 이른바 '압축 오더'가 그것. 김감독은 1차전 선발로 김상엽.박충식.김태한 가운데 한명을 예상했으나 셋은 모두 개성이 다른 투수들. 정통파와 언더핸드.좌완이어서 하나만을 겨냥했다가 빗나갈 경우 그 충격이 크다는 점을 고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타선을 짜기 위해 머리를 쥐어짠 것이다.

김감독은 우선 우완이 두명인 점을 고려, 김실.김기태.심성보의 좌타자 라인을 2, 3, 4번에 포진시켰다.

그리고는 좌완 김태한을 감안해 지명타자로는 오른손타자 공의식을 6번타순에 끌어올렸다.

김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공은 대학시절부터 유난히 박충식에게 강해 왼손투수일 경우와 박충식일 경우를 모두 대비할 수 있는 카드가 된다는 것이다.

오더를 완성하고 막상 잠자리에 들자 이번에는 선발로 내정한 김원형이 꿈에 나타나 자신을 괴롭히더라는 것. 김감독은 경기전 "꿈이 반대였으면 좋겠다" 고 말했는데 결국 꿈이 현실화했다.

김원형이 3이닝을 못넘기고 2점을 내준채 마운드를 내려간 것. 전주 =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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