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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화]메이저리그의 이단자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박찬호 열풍이 뜨겁다.

덩달아 미국 메이저리그도 국내 프로야구 못지 않은 친근감을 주며 우리곁으로 다가왔다.

14승 8패, 방어율 3.48이라는 발군의 성적보다 속인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 있다면 바로 그가 이번에 벌었고 또 벌게 될 돈의 액수 아닐까. 사실 프로선수와 돈은 결코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런 돈과 스포츠맨십의 상관관계를 다룬 영화가 이번 주말을 장식한다.

이 작품은 1919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스캔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름하여 블랙삭스 스캔들. 당시 메이저리그 선두를 달리던 시카고 화이트삭스팀의 선수 8명이 치사한 구단주의 횡포와 도박사들의 유혹에 넘어가 그해 월드시리즈 신시내티 레즈와의 7연전에서 일부러 져 준 사건을 말한다.

노예처럼 혹사당하는 선수들, 자신들의 배만 채우려는 악랄한 구단주, 거액을 걸고 경기 도박을 하는 도박사들의 세태가 리얼하게 그려져있다.

이 스캔들 때문에 야구계에서 영원히 추방된 선수는 8명이었는데 이 영화의 원제는 바로 이 8명 선수의 추방을 뜻한다.

89년 케빈 코스트너가 출연했던 야구영화 '꿈의 구장' 의 스토리 배경도 이 스캔들과 연관성이 있는데 옥수수밭에 나타났던 흰 유니폼의 사람들이 바로 이 영화에서 추방됐던 선수들이다.

감독은 유명한 독립영화제작자중 하나인 존 세일즈. 그의 작품 '패션 피시' 와 '론 스타' 는 국내에 비디오로도 출시돼있다.

경기에 이기면 보너스를 주겠다고 약속해 놓고 대신 김빠진 샴페인으로 때우는 구단주의 야박한 태도에 환멸을 느낀 선수들은 도박사로부터 돈을 받고 일부러 경기에 져주자는 칙 갠딜과 스위드 리스버그의 말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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