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외국어고 40명 내신제 반발 집단자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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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특수목적고의 대입 내신성적 반영방법을 둘러싼 진통이 학생들의 집단자퇴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과학고.외국어고 2학년 학생들이 오는 6일과 10일 각각 집단자퇴서를 내기로 한 가운데 서울 대원외고 학생 40명이 30일 무단결석했다.

이 학교 이종영 (李鐘英) 교장은 "지난달 29일 25명에 이어 30일까지 모두 40명이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며 "이 가운데 8명은 우편을 통해 자퇴서를 제출했다" 고 밝혔다.

나머지 무단결석 학생들도 자퇴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李교장은 "1일부터 예정된 중간고사를 2학년의 경우 일단 11월로 연기해 학생들이 돌아올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고 담임교사들이 학생.학부모들과 상담해 자퇴결정을 재고토록 하겠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이 학교 학부모 대표 박영숙 (朴瑛淑) 씨는 "현행 내신제도 아래서는 대학입시에서 불이익이 뻔해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치를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전국 과학고 학부모 1천여명도 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내신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집단자퇴를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특목고의 자퇴 파문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외국어고 학생들은 이미 지난 1학기동안 서울에서만 1백77명이 일반고로 전학하거나 자퇴했다.

자퇴서를 제출했거나 무단결석중인 대원외고 2학년생들은 서울시내 J.C학원에 특별학급을 구성, 공부하기로 하고 학원측과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3학년 자퇴생들은 이미 D학원에서 특별학급을 만들어 대학입시를 준비중이다.

과학.외국어 분야 영재의 조기 발굴.육성이라는 취지에 따라 설립된 특수목적고가 이처럼 대입전형자료 산출방식을 두고 진통을 겪는데 대해 대원외고 李교장은 "근본적으로 교육부의 잘못된 정책 탓" 이라고 주장했다.

학부모 대표 朴씨도 "95년 교육개혁 발표 당시 절대평가를 실시한다고 했다가 이를 미루는등 오락가락하는 교육부의 정책에 학생들이 희생되고 있다" 고 말했다.

◇ 사태 발단 = 특목고 2학년 학생.학부모들은 비교내신제 폐지에도 불구하고 본고사와 절대평가 실시로 이를 만회할 수 있다고 보고 입학했으나 97학년도 대입부터 본고사가 폐지되고 지난해 6월 발표된 학교생활기록부 개선지침으로 상대평가가 실시됨에 따라 내신 불이익을 당하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남중.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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