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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위생국경 감시 강화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일본과 미국에서 대규모 집단 식중독을 일으켰던 이콜라이 박테리아, 즉 O - 157:H7이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다행히 문제의 쇠고기는 시중에 유통되기 전 검역과정에서 확인돼 전량 폐기조치됐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전체 쇠고기 소비량의 절반 가량을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감염검사가 샘플방식에 의존하는등 검역체계가 완전하지 못해 감염쇠고기의 유통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긴장을 풀지 말고 지속적인 감시를 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세계무역기구 (WTO) 출범이후 농수축산물 시장 개방이 본격화되면서 우리의 위생국경 (國境) 도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수입식품의 검역불합격 물량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7월까지의 불합격 양이 이미 지난해 전체의 2백53%에 이른다.

더욱 심각한 것은 당국의 감시망을 뚫고 불량식품들이 소비자들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엔 식중독을 일으키는 리스테리아에 감염된 수입 돼지고기를 사용한 만두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는 국내 검역과정뿐 아니라 식품수입의 전과정에 안전의식이 결여돼 있다는 반증이다.

O - 157은 지난 82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대장균이고, 지난해 일본에서는 집단감염으로 14명이나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다면 당연히 감염가능성을 의심하고 수입결정 과정에서부터 미국측에 철저한 검사를 요구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감염 쇠고기가 부산항에까지 왔다는 것은 수입식품의 안전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위생국경을 튼튼히 하려면 검역장비를 첨단화하고 인력을 늘리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축산물뿐 아니라 곡물.약재등 세계적으로 식품오염 사례는 갈수록 늘고 국내 수입량도 커지는데 과거처럼 주먹구구식으로 검역을 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오염및 검역기술등에 대한 해외정보를 조직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비하는 것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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