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팔만대장경 전산화작업'기원 대법회 大行 스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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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팔만대장경은 불자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일체만물과 우주의 진리가 들어 있는 세상 모든 이의 것입니다. "

28일 오후2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는 팔만대장경에 새생명을 불어 넣기 위한 전산화사업을 기원하는 大行스님의 대법회가 열린다.

'삶은 고 (苦)가 아니다' 는 주제로 법회를 봉행하는 대행스님은 "인생은 고해 (苦海) 라고 흔히 말하지만 사실 고통의 근원은 세상이 아니라 자기 마음에 있다" 며 "나의 마음을 아는 것은 곧 나의 뿌리를 아는 것이고 팔만대장경에 담긴 선조의 뜻을 아는 것도 결국 지금의 나를 아는 일" 이라고 강조했다.

팔만대장경 전산화를 추진하고 있는 고려대장경연구소 (소장 종림스님) 측으로부터 기원법회를 처음 부탁받았을 때 대행스님은 "팔만대장경을 연구하는 큰스님들이 많이 계신데 비구니인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 며 사양했다.

그러나 대행스님은 "세상의 모든 일에는 돌 하나 풀 하나도 함께 하는 것이 이치인데 내가 어찌 한다 안한다를 말할 수 있겠느냐" 며 대법회를 열기로 결심했다.

26년 서울에서 태어난 대행스님은 50년 오대산 상원사로 출가, 呑虛스님을 계사로 득도한 뒤 72년 안양으로 내려와 '한마음선원' 을 설립했다.

한마음선원은 82년 불교 조계종에 등록한 후 현재 안양의 본원 이외에 부산.광주.제주등 전국 14개 지원과 미국.캐나다.독일등 8개 해외지원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비구니 스님이 이끄는 국내 최대의 불교신행조직인 한마음선원은 지방에서 20여회 대법회를 열고 지난해 9월15일엔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내 체조경기장에서 2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대법회를 열었다.

이번에 열릴 부산 대법회는 지난해 서울법회 이후 봉행되는 가장 큰 규모의 법회로 3만여명의 불자들이 모여 팔만대장경 전산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행스님은 "그동안 우리는 팔만대장경의 이름만 불러왔다" 며 "팔만대장경의 근본을 알기 위해서는 나의 근본을 알고 스스로 다가가 팔만대장경과 만나야 한다" 고 강조했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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