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컷]MBC '1318 힘을 내" 폐지…청소년들 아쉬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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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MBC '1318 힘을 내' (토 오후5시10분)가 다음달 6일부터 실시될 가을 개편에서 사라질 것이 확실시 된다.

MBC측이 밝히는 이유는 기대에 못 미친 시청률 (12~15%) 과 새로운 프로그램 등장에 따른 인력부족. 중.고교를 직접 찾아 학생들의 이야기와 생각과 활동 모습을 담는 '1318…' .지상파 3사를 통털어 13세에서 18세까지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3월 시작돼 그간 64개 학교가 나왔고 최근에는 서울 숭의여고.중앙고, 경기평택시 청담고 등 20여 학교에서 "방송에 나가고 싶다" 는 요청이 밀려들지만 제작진들은 "곧 폐지된다" 며 "죄송하다" 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새로 선보일 프로그램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MBC 내부로부터 전해지는 얘기다.

최근 '1318…' 출연을 신청했다 폐지 이야기를 들은 서울 숭의여고 김장문 (50) 학생주임은 "학부모 등 주변에 중.고생을 둔 사람들은 '1318…' 을 많이 본다고 한다.

'1318…' 대신 더욱 좋은 청소년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으로 짐작했다" 며 '1318…' 이 사라지는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1318…' 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했던 것 뿐이 아니다.

'아빠 (엄마.선생님) 와 함께 춤을' 코너는 부모와 아이들, 또 교사와 학생의 사이를 좁혀주는 역할도 했다.

9월1일부터 시행된 청소년 보호법으로 선정.폭력적인 프로그램은 밤10시 이후에 방영되고 화면에는 빨간 동그라미가 둘러진 '18' 이라는 숫자가 표시된다.

막말로 "애들은 가" 라는 표시다.

이처럼 '안된다' '말라' 는 것만 늘어 놓고 정작 청소년들이 바르게 자라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새로 만든 것은 없다.

게다가 '1318…' 까지 사라진다.

우리의 TV는 '좋은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을 선도한다' 는 공익적 기능을 완전히 포기한 것 같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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