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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 휩싸인 신한국당…청와대 기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이 30일 신한국당 총재직을 이회창 (李會昌) 대표에게 넘겨준 뒤 두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될까. 金대통령이 명예총재로 남아 李대표를 밀어준다는 것이지만, 청와대는 일정한 한계를 정해놓고 있다.

李대표측에서 제기해올 차별화에 대한 입장정리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李대표측이 제기한 전직대통령 사면문제에서부터 권력구조 개편, 역사 바로세우기 정강 삭제문제등에 대해 불쾌감을 갖고 있다.

한 관계자는 "李대표측이 87년, 92년의 방식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 면서 "그때는 군정종식.문민교체라는 뚜렷이 차별화할 수 있는 소재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고 주장한다.

李대표가 정책적 차별화를 할 수 있어도 문민정권의 개혁기조를 바꿔서는 곤란한다는 것이다.

金대통령은 문민정권의 치적이 손상.격하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자세다.

과거처럼 청와대가 후보에게 '나를 밟고 가라' 는 분위기는 형성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따라서 총재직 이양이후 金대통령과 李대표의 관계에서 새로운 갈등기류가 조성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양자 관계는 李대표의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벗어나느냐에 달려있다고 참모들은 보고 있다.

전당대회가 끝나고 10월초를 넘겨서도 李대표가 이인제 전경기지사에게 밀려 3위에 있으면 金대통령은 당 명예총재로서 보다는 통치권자로서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럴 경우 金대통령은 여야후보 모두에게 등거리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바꿔질 수 있다" 고 말했다.

그렇지만 공식적으로 청와대측은 29일 金대통령이 李대표의 주례보고를 한번 더 받기로 한점을 들어 "金대통령의 李대표를 지원하는 마음에는 변화가 없다" 고 주장하고 있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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