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니 "북핵문제, 美 대선 전에 해결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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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북핵문제와 관련해 반드시 오는 11월 미 대선 이전에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중국을 통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21일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체니 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북핵 해결의 시한을 정한 것으로 풀이돼 21일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2차 실무그룹회의를 시작으로 공식일정에 들어가는 북핵 3차 6자회담의 성과 여부가 주목된다.

서울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체니 부통령은 지난 4월 중국을 방문, 중국 지도부와 만나 "무슨 일이 있더라도 미 대선이 있는 10월까지는 북핵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체니 부통령은 또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하면 한국과 일본, 대만까지 핵개발을 하게 될 것"이라며 "북핵 해결을 위해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 주석은 지난 4월 방중한 김정일 위원장을 두차례 만나 체니 부통령의 말을 통보하면서 "만약 조선(북한)이 핵기술 수출을 계속한다면 미국이 물리적 방식을 동원할 수 있으며 이때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위원장은 "조선(북한)에는 핵이 없으며, 미국이 적대정책을 포기하면 언제든지 핵을 폐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김위원장은 또 "미국은 핵 프로그램이 없는데도 이라크를 침공했다"며 "우리가 핵을 갖고 있다고 미국이 공격하고 핵이 없다고 해서 공격하지 않을 것이란 상상은 잘못된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20일 베이징에 도착한 한국 대표단과 중국은 이날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양자협의를 갖고 현안을 조율했다. 그러나 남북 대표단 간의 접촉은 성사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9일 베이징에 도착한 북한의 이근 실무회의 대표단장은 도착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전에 표명한 입장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면서 "핵계획 동결은 미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의 소리 방송이 전했다.

디지털 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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