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BMW 사장이 삼성·LG전자 간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지난주 국내 주요 전기·전자업체들은 독일의 고급자동차 업체인 BMW로 인해 술렁였다. BMW 독일 본사의 헤르베르트 디스 구매담당 총괄 사장 등 임원진 7명이 3박4일간 국내 주요 부품업체를 방문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대모비스 등 10여 개 부품업체를 방문해 기술 및 제조현장을 둘러본 뒤 출국했다.

이들이 특히 관심을 보인 분야는 2차 전지(리튬-이온)와 전자제품. 차세대 하이브리드카에 들어가는 고효율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를 방문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삼성·LG전자 관계자와 만나서는 휴대전화 및 가전제품에 대해서도 의논을 했다. 벤츠와 아우디도 2005년부터 매년 구매담당 임원이 한국을 찾는 등 한국 부품산업에 달라진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독일차업체들이 한국 부품업체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독일차업체의 미래 전략에 한국 업체가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등 미래 친환경차에는 2차전지 기술이 경쟁력을 좌우하지만, 독일은 유독 2차전지에는 취약하다. 한국은 올 초 LG화학이 미국 GM의 차세대 친환경 전기차에 2차전지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이 분야에서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보쉬는 삼성SDI와 리튬-이온 전지 합작회사를 만들고 현재 공장을 짓고 있다.

여기에 LCD 등 전자제품에서도 한국은 강점을 지니고 있다. 자동차가 점점 ‘거주 공간’으로 바뀌면서 휴대전화·모니터 등 전자제품은 자동차 산업에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됐다. BMW는 2015년께는 차량 한 대에 LCD모니터가 최소 4대 이상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성연 BMW코리아 부품담당 이사는 “BMW는 이미 삼성전자의 애니콜 휴대전화를 BMW 7시리즈에 다는 등 한국 휴대전화의 디자인과 기술에 대해 검증을 끝낸 상태”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원화가치 하락으로 유로화가 1900원대에 근접하면서 한국 부품업체의 가격경쟁력은 더 높아졌다.

국내 부품업체들도 기대가 크다. 그동안 미국 GM·포드 등에 부품을 공급한 경우는 있었지만 미국 업체들은 최저가 입찰을 최우선시하는 바람에 기술 향상에 매진할 기회는 적었다. 한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독일 고급차에 부품을 납품할 경우 한국 부품업계의 위상은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진 기자

비엠더블유코리아(주) 기업정보 보기

현대모비스(주) 기업정보 보기

(주)LG화학 기업정보 보기

삼성SDI(주) 기업정보 보기

LG전자(주) 기업정보 보기

삼성전자(주) 기업정보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