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대표 개헌 수용 시사…15대 국회말 내각제 전환에 긍정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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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대표는 21일 최근 여권에서 일고 있는 '개헌 공약화' 주장에 대해 "국민 대통합을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검토할 수 있다" 고 처음으로 이를 수용하는 명시적 입장을 밝혔다.

내각제 개헌론에 부정적이던 그간의 입장을 바꾼 李대표는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15대 국회말 내각제 개헌론' 에 대해 "그런 얘기도 있으면 들어보겠다" 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그는 "당 강령에 들어있는 대통령중심제라는 용어를 삭제할지 여부에 대해 당론을 수렴해 볼 생각" 이라고 언급했다.

李대표는 서울구기동 자택에서 기자들에게 개헌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이같이 밝혔으나 차기 정권내의 개헌방향과 관련, 중임제등 현행 대통령제 보완과 내각제중 어떤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에 대해선 명확히 하지 않았다.

李대표는 "대통령 1인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는 제도는 사회가 다원화되는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 며 "지금과 같은 대통령제로는 책임총리제를 통해 권력을 분산할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李대표는 "미국의 경우도 대통령이 재선된 이후에는 권력누수 현상이 나타나지만 우리의 경우 취임한 지 2년만 돼도 권력누수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 핵심 관계자들과 李대표 측근들은 李대표의 대통령제 보완 발언은 실제로는 내각제 공약화의 전단계로 이해하는게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동안 내각제를 부정하던 李대표가 여권의 많은 세력이 추진하고 있는 '15대 국회말 내각제 개헌론' 으로의 급선회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李대표의 핵심 측근은 "李대표는 '대통합의 정치' 라는 명제를 통해 나라 운영체제의 변화를 바라는 모든 세력을 포용할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그런 맥락에서 개헌론이 검토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李대표는 "정강정책의 전문중 '역사를 바로 세워' 라는 문구를 삭제하기로 했다는 것은 사실무근" 이라고 덧붙였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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