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모 찾기 재도전 … 아예 한국서 살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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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 말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내년쯤 한국으로 아주 이주할 계획입니다.”

두 살 때 미국 일본계 가정으로 입양된 마이클 이와타(31·사진)씨는 가방에 항상 한국어 교재를 지니고 다닌다. 시간 날 때마다 읽고 쓰고 연습한다. 한국말을 익히기 위해 한국 드라마도 빌려서 보고 있다. 이와타씨는 자신의 친부모를 찾아 한국에서 살고 싶어 한다.

이와타씨는 1978년 대구역에 버려져 1980년 서울 홀트 인터내셔널을 통해 미국으로 입양됐다. 양부모는 일본계 2세인 마사히로 이와타(70)와 백인인 캐롤린 이와타(67)씨. 이들은 이후 볼티모어에서 거주해 왔으며, 이와타씨는 한국인 부인과 수년전 결혼해 현재 알렉산드리아에서 살고 있다.

노스웨스트 항공사(레이건 국제공항 소재)에서 근무하는 이와타씨는 “친부모를 찾고 싶은 마음에 변함이 없다”며 “내년쯤 부인과 함께 한국으로 아예 이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타씨의 사연은 2003년 10월 본지를 통해 소개된 적이 있다. 다음 해 한국을 방문한 이와타씨는 친부모를 찾아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KBS 아침마당, 대구 지역 방송 등에 출연해 혈육 찾기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그럼에도 이와타씨는 좌절하지 않고 약 3년간 한국에 거주하며 서강대학교 등 어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또한 주말이면 빈민층 어린이 영어 가르치기 자원봉사에 참여했고, 보조교사로 일하던 남기효씨를 만나 결혼을 해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나갔다.

이와타씨는 “친부모를 찾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알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며 “만나면 ‘나를 낳아주어서 감사하다’, ‘미국에서 잘 컸다’는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부모도 친혈육을 찾고 있는 그의 마음을 백번 이해하고 적극 돕는다고 한다.

이와타씨는 “한국에서 버려지는 많은 아이들의 엄마들이 겪었던 고통을 이해한다”며 “얼마나 어려운 상황이었으면 자기 아이를 버렸겠는가”라고 모친을 이해하려고 했다.

이와타씨의 한국 이름은 신태호. 아무런 출생 기록 없이 대구역에 버려졌기 때문에 그를 발견한 한국 경찰 신태우씨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붙여준 것이다. 따라서 생일인 1978년3월18일도 정확하지는 않다.

알고 지내는 몇몇 입양아 출신 지인들이 친부모를 찾은 일이 있어 이와타씨는 더더욱 포기할 수 없다. 이와타씨는 “당시 방송에 입양아 다섯 명이 출연했는데 이중 한 명이 혈육을 찾았으며 다른 한 친구도 친엄마를 찾아 현재 서로 연락 하며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친부모와 한국에 대한 마음이 간절하기에 미국보다도 한국이 더 좋다는 이와타씨는 “한국에 가면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 많아서 좋다. 나는 영원한 한국 사람인가 보다”라고 말했다.

워싱턴지사=송훈정 기자

▶마이클 이와타씨 연락처=전화: 410-599-2409(미국), 이메일: mikei1978@hotmail.com, 페이스북(Facebook) 미니홈페이지 이름: Michael Iw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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