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종범 ,'30-30'클럽 입성…115경기만의 최단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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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해 태 11 - 7 쌍방울

'야구 천재' 이종범이 사상 두번째, 역대 최단경기 30 (홈런) - 30 (도루) 클럽에 가입해 프로야구사에 또 하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종범은 지난 9일 광주 LG전에서 임선동을 상대로 시즌 29호 홈런을 작렬한 뒤 대기록을 의식, 스윙폼이 커지면서 최근 다섯게임 동안 1할대의 빈타에 허덕였다.

그러나 이날은 기록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첫타석에서 쌍방울 김기덕의 몸쪽 슬라이더를 가볍게 받아쳐 깨끗한 좌전안타를 뽑아내며 방망이 조율을 끝마쳤다.

이어 '잠수함' 김기덕의 투구 모션이 큰 점을 이용, 과감히 2루를 파고들면서 자신의 60번째 도루를 성공시켰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2루에서 쌍방울 김기덕의 등번호가 이종범의 눈에 선명히 들어왔다.

바로 '30' 번. 장성호의 좌전적시타때 홈으로 들어올 때까지도 뇌리에 강하게 각인됐다.

2회초 2사1루 상황에서 땅바닥에 침을 한번 뱉은 뒤 방망이를 힘차게 휘두르며 두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김기덕의 초구가 이종범을 향해 날아왔다.

한가운데 높은 공. 순간 20호 홈런을 기록할 때 쌍방울 오봉옥의 구질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스치며 주저없이 방망이가 돌아갔다.

'딱' 하는 파열음과 함께 타구는 커다란 궤적을 그리며 외야를 향해 날아가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갔다.

동시에 이종범의 오른손이 하늘을 향해 번쩍 올라갔다.

높은 공을 쳐내는 기술에 관한한 국내 1인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시켜준 한 방이었다.

이로써 이종범은 지난해 박재홍이 1백16게임만에 달성했던 30 - 30클럽 가입을 1게임 단축한 1백15경기만에 돌파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해태가 쌍방울을 11 - 7로 이겼다.

광주 = 김현승 기자

▶광주

쌍방울

000 420 001 7

130 330 10× 11

해 태

(승)이원식 (5승3패1세) (패)오상민 (2승4패1세) (홈)이종범 30 (2회2점.해태) 박노준⑤ (5회2점.쌍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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