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즐겁게]오징어는…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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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동해가 주산지인 오징어는 1년생으로 동해 어로저지선 북쪽에서 이른 봄부터 자라면서 남하하여, 8.15를 고비로 18㎝쯤 크기의 성어 (成魚)가 되고 성어기 (盛漁期) 를 이룬다.

오징어는 유난히 불빛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선마다 눈이 부실만큼의 집어등 (集魚燈) 을 밝혀 놓고, 낚시대가 아닌 롤러의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낚싯줄을 풀어 잡는다.

오징어잡이 어선은 남하하는 오징어떼를 쫓아다니면서 잡아낸다.

오즘 같은 9월 하순 쯤되면 포항.부산 근해에까지 오징어떼와 어선은 밀려 내려간다.

그리고 찬바람과 함께 오징어잡이의 롤라를 걷어 들인다.

오징어의 날씬한 주머니의 동체를 가르고, 희부옇거나 적동색의 변화가 많은 껍질을 벗기면 파르스름한 흰색이 벌써 구미를 돋구게 한다.

연체동물이지만 다소의 섬유질이 있어 질긴 편이나 쫄깃쫄깃 그 질긴 맛이 더욱 입에 붙는 것이다.

그대로 초고추장이나 왜간장에 겨자를 풀어 찍어 먹어도 맛있지만 오징어 물국수회는 더욱 일품이다.

줄여서 그냥 오징어물회라고 한다.

이제 오징어물회가 무엇인지 모르는 이는 거의 없겠지만, 오징어를 국수처럼 잘게 썰어 매콤한 고추장과 갖은 양념을 하고 물에 만 것이다.

시원하고 맛이 좋다고 말할 수 있을뿐 달리 뭐라 할 수 있겠는가.

올해 동해에서는 오징어가 대풍이어서 한가위 귀성객.여행객들이 다른 해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그 맛을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오징어의 일종이라할 한치는 성수기인 가을.겨울철이 다가오고 있다.

이 한치에 대해서는 후에 언급 될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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