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 가전업계, 교육용·틈새상품 개발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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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라' 내수 부진으로 고전중인 가전업계가 위성교육방송용 전자제품등 새로운 시장을 노린 전략상품 개발에서 새로운 승부처를 찾고 있다.

삼성.LG.대우.현대.아남.해태등 주요 전자업체들은 기존 제품과 차별화해 교육용으로 개발한 TV와 VCR을 학교.기업체등의 새 시장을 겨냥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시작된 위성교육방송과 올해부터 99년까지 전국 1만1천개 초.중고교에 설치되는 멀티미디어 교육시스템 특수 (特需) 는 지금까지 없었던 신시장이라는 점에서 관련업체들의 관심이 높다.

또 가전제품을 대형화.신세대화시켜 신세대 신혼부부는 물론 기숙사.하숙집등을 공략하는 틈새시장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 새로운 시장은 많다 = TV와 VCR의 경우 일반 가정용은 보급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라 업체마다 교육용 특수를 겨냥한 제품들을 잇따라 개발해 학교.학원등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에 나서고 있다.

삼성.LG전자등은 지금까지 연간 2만대에 불과했던 대형 프로젝션TV 시장이 올해는 교육용 특수로 7만대 (2천5백억원) 정도까지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가전3사는 최근 40인치 이상의 대형 프로젝션TV를 잇따라 내놓고 판매전을 벌이고 있다.

또 구간반복기능등을 갖춘 교육용 중저가 VCR, 비디오와 TV가 합쳐진 비디오비전등의 신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이들 제품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40%이상 늘었다면서 "교육용 특수는 관련 부품산업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3~4년간 3조원이 넘을 것" 이라고 분석한다.

◇ 틈새시장을 노려라 = 삼성전자는 올들어 '지펠' 브랜드의 대형 냉장고를 개발해 수입제품 일색이던 대형냉장고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LG.대우등 다른 업체들도 최근 6백ℓ급 이상 초대형 냉장고와 12㎏급 대용량 세탁기를 출시하고 있다.

일반 가정용 수요는 물론 가전제품의 크기에 불만이 있었던 기숙사.하숙집.음식점에도 공급하기 위한 전략. 대형제품의 판매량도 크게 늘고 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5백ℓ이상 대형 냉장고의 판매량은 93년 전체의 10%에 불과했으나 해마다 고성장을 기록, 올해는 55%까지 차지할 전망이다.

세탁기도 용량 10㎏ 이상의 대형제품이 93년 전체의 6.5%에 그쳤으나 올해는 50%를 웃돌 전망. 또 일본 제품이 장악해온 휴대용 카세트 시장에서 최근 LG전자의 '아하프리' 와 삼성전자의 '마이마이' 등 국산 제품이 호조를 보인것은 신세대를 겨냥해 제품 디자인을 개선한 것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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