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정확한 진단이 우선 꾸중하지 말고 관심을 가져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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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도에 서울시 광역아동청소년정신보건센터가 서울의 초등학생 1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약 5%에 이르는 학생들이 ADHD(Attention Deficit /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았다. 센터가 2006~2008년도에 실시한 서울시 학교정신보건사업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는 초등학생의 5~10%가, 중·고등학생의 3~5%가 ADHD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중에서 진료를 받은 이들은 10%도 채 되지 않았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이와 관련해 센터는 ADHD의 조기발견을 위한 초·중·고 정신건강 선별검사를 2008년 245개교에서 2009년 450개교, 내년에는 전체 학교 등 연차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각종 언론에서는 ADHD에 대한 보도를 자주 한다. 그러나 TV나 신문 등에서 수없이 ADHD 환자에 대해 언급되는 것에 비해 치료를 받는 경우는 매우 적다. 정확한 진단을 하지않은 채 일반적인 패턴의 교육 방식을 적용해 ADHD 아동과 부모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직 ADHD를 정신장애로 생각한다. 그래서 본인의 아이가 ADHD라는 판정을 받아도 인정하지 않고 그 사실을 숨기려고만 한다. 이는 잘못된 태도다.

 일단 아이가 주의력이 산만하다고 생각되면 ADHD를 의심해 볼만하다. ADHD라는 의심이 들면 "왜 그렇게 집중을 못하냐"고 꾸짖거나 야단치지 말고 주의깊게 아이를 살펴야 한다. 관심을 갖고 아이의 행동이나 특성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다. ADHD 아동들은 증상으로 표현되기 보다는 일상적인 행동이나 습관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학교 갈 나이가 되었을 때 ADHD 증상이 의심된다면 과거의 유아기 행태를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ADHD 아동들을 치료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물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다. ADHD는 단순한 생활 태도의 문제가 아니다. ADHD는 병이다. 질병이라는 정확한 인식을 먼저 해야 한다. 그 후 약물치료를 하면서 학습방법이나 생활태도 등을 개선하는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한다. ADHD 아동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야단이나 꾸중을 자주 듣는다. 이런 학습 방법이 적용되면 이 아이들은 더욱 자신감을 잃게 되고 증세도 심각해진다. 이는 아동과 학부모 혹은 교사 사이의 관계뿐만 아니라 또래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혼자서 고립되는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주의력이 산만한 아이들에게 꾸중보다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ADHD 아이들이 안정감과 자신감을 갖도록 지속적인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증상완화 및 치료에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프로그램을 통해서 놀이 학습을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동들의 경우에는 딱딱한 학습 방법 보다는 놀이나 게임등의 방법으로 치료에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 혼자 하게 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 ADHD 아동들은 외부 자극에 의해 쉽게 산만해질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놀이 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좋다. 아이 혼자서만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ADHD를 극복하는 것은 같이 배우고 함께 치료하는 과정임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동의 행동을 매일매일 살펴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행동을 유심히 살피고 변화 상황을 체크해 나가야 한다. 학습방법의 변화가 아동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꼭 메모하고 뜻하지 않는 행동 등의 증후가 나타난다면 전문가와 바로 상담을 하는 편이 좋다.

* 지난 칼럼은 www.brainoasis.co.kr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최부기 부장 교육지대㈜, 브레인오아시스 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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