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전략 바꾸는 신한국당…여권-비여권 구도로 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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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청와대와 신한국당은 이인제 (李仁濟) 경기지사가 탈당.출마함에 따라 5자 대결구도에 맞춰 대선전략의 근본적인 수정에 들어갔다.

수정의 배경은 상황이 1백80도 달라졌다는 것인데 17일 당사에 나온 강삼재 (姜三載) 사무총장은 "여권은 1급 비상상황" 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계 입문이래 13년만에 처음으로 경남마산 선영의 추석성묘를 가지 못했다.

그는 "분하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李지사가 출마했으니 이제부터는 대선전략을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 고 인정했다.

한 고위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만약 李지사가 뛰쳐나가지 않고 李대표 손을 들어주었다면 李대표는 작게는 7~8%, 크게는 10%이상 지지도 상승을 어렵잖게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달콤한 구도가 깨지고 오히려 李대표 지지도를 깎아먹는 상황이 되었으니 전략의 재검토는 당연한 것 아닌가. "

상황의 긴박함 때문인지 18일부터 고위당직자회의에는 대선기획단의 중요 본부장들이 참석한다.

19일엔 사무처 긴급조회와 실국장 연석회의가 소집되어 있다.

당의 중심전략은 당의 결속과 '이회창중심 여권몰아치기' 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 전체 선거구도를 여권대 비여권으로 몰아가면서 李대표가 유일한 여권후보라는 세몰이를 하면서도 경선경쟁자의 협조를 최대한 얻어내야 한다는 것. 李대표와 당지도부가 최고위원제라는 집단 지도체제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도 경선경쟁 세력을 엮기위한 것이다.

공동선대위원장도 있지만 역시 당권을 분할하지 않고는 적극적인 동참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는 것이다.

결속 움직임의 일환으로 李대표는 자신이 제안한 중진협의체를 금명간 경선경쟁자.5선급 이상등 20여명으로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지도부는 범여권의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박태준 (朴泰俊) 의원.강영훈 (姜英勳) 전국무총리같은 영향력있는 인사를 영입하는데도 전보다 많은 에너지를 쏟을 방침이다.

한 측근은 "李대표는 연휴기간중 당내외 사람을 접촉했다" 고 귀띔했다.

당관계자들은 새 전략의 핵심을 "여권회귀 본능의 자극" 이라고 설명한다.

李대표가 여권의 중심이라는 점만 확실히 부각시키면 10월께부터 안정을 희구하는 중산층이상 세력이 李대표쪽으로 쏠릴 것이란 얘기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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