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화장품 봇물 "얼굴은 작게,다리는 가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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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다이어트가 화장품과 만났다.

요즘 10~20대 여성들에게 '달덩이 같다' 는 표현은 오히려 모욕이다.

'화면발 잘 받는' 작은 얼굴 그리고 바람불면 날려갈 듯한 하늘하늘한 몸매를 미인의 첫째 조건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화장품업계가 내놓은 각종 '살빼기' 화장품.미용용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특히 '얼굴을 작게 만들어준다' 고 선전하는 기능성 화장품이 팔등신 미녀를 꿈꾸는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쥬리아화장품이 9월 시판을 시작한 얼굴 다이어트 전용크림 '페이스라인 디자인 크림' 이 대표적인 예. 카페인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어 얼굴에 바르면 지방분해를 촉진함으로써 얼굴이 작아진다는 것이 제작사의 주장. ㈜에바스가 최근 시판에 나선 기초화장품 '보시앙' 역시 얼굴축소를 간판기능으로 내세우고 있다.

보시앙 속의 콩추출물이 피부를 수축시킴으로써 얼굴이 작아지게 한다고. 특히 에바스측은 제품기획단계에서 광고대행사인 ㈜웰컴과 공동으로 소비자 조사를 실시, 외모 표현 단어에 대한 여성들의 선호도를 파악해 광고에 반영했다.

이밖에 D.H사등 화장품회사들도 비슷한 개념의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중이며 지난해 일본에서 인기를 모았던 시세이도의 '페이스라인 이펙터' 와 고세의 '셀프컨셔스' 등 비슷한 기능의 제품들도 국내판매를 준비중이다.

발라서 살을 빼는 화장품뿐 아니라 '감고 있으면' 살이 빠진다는 다이어트 미용용품의 영역이 얼굴까지 확대된 것도 최근에 두드러진 현상.

'살빼는 마스크' 로 불리는 미용용품은 몸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을 다시 얼굴로 반사시켜 피부의 각종 노폐물을 땀과 함께 밖으로 내보내 살을 빼는 효과를 거둔다는 원리. 냉찜질을 해서 얼굴형을 예쁘게 만들어주는 '쿨 훼이스 팩' 역시 강남일대 백화점과 통신판매의 인기상품이다.

얼굴뿐 아니라 몸매 전체를 가꿔주는 기능성 화장품들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늘씬한 다리를 겨냥한 제품은 국내외 화장품회사의 신제품중 주요 품목. 나드리화장품의 '뷰티렉' .크리스챤디올의 '장브스벨트' .비오템 '젤 장브루르드' .에스티 로더 '싸이존' 등이 다리의 부기를 빼고 피부에 탄력을 준다는 효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축소' 화장품의 효과에 대해 피부과의사들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이다.

차&박 피부과 차미경원장은 "카페인등 함유성분에 지방분해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성분이 피부속까지 들어가 살이 빠질 정도로 지방을 분해한다는 것은 이론의 비약" 이라며 소비자들의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이효준.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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