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즐겨읽기] 개척시대 호주 '금단의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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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사랑의 랩소디 1,2
원제 The Touch
콜린 매컬로 지음, 김영희 옮김
문학사상사, 각 360쪽 안팎, 각 권 9000원

성직자와의 뜨겁고 순수한 사랑을 그린 소설 '가시나무새'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가진 호주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개척시대의 호주를 배경으로 가족 삼대에 걸친 애증, 금단의 사랑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사생아로 태어난 알렉산 킨로스는 스코틀랜드에서 보일러 견습공으로 일하다 호주로 이민가 '금광왕'이 된다. 자신을 무시했던 숙부 제임스에게 큰딸을 달라고 요청하는데 숙부는 대신 열여섯살의 작은 딸 엘리자베스를 억지로 호주로 보낸다. 엘리자베스로서는 아무리 호화롭더라도 물 설고 낯선 땅에서의 억지 결혼생활이 즐거울 리 없다. 여기에 알렉산더의 정부 루비가 끼어들어 미묘한 관계가 형성된다. 루비의 아들 리와 알렉산더의 딸 넬의 성장을 포함해 유럽, 중국, 미국 등을 넘나드는 가족사가 그려진다. 19세기 조산(助産) 보고서, 매음굴 은어 등 철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역시 파격적인 '금단의 사랑'이 중심축이 된 이야기는 역사 소설로도, 로맨스 소설로도 읽힌다.

사족 하나. 각권 말미에 실린 추천의 말, 옮긴 이의 말은 작품을 읽기 전엔 절대 먼저 보지 말 것.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로 끝나는 소설 줄거리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이를 읽고 나면 읽는 맛이 반감되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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