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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점심 라운드’ … 회식 땐 골프방서 2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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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여성 골퍼들이 스크린골프방에서 라운드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서울 종로의 N스크린 골프방은 점심시간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골프를 즐길 수 없다. 근처 직장에 근무하는 회사원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골프방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스크린 골프를 즐기려는 회사원들을 위해 ‘점심 스페셜 이벤트’ 상품까지 내놨다. 간단한 식사를 포함해 9홀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비용이 1만5000원. 회사원 이모(38)씨는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고 스크린 골프 9홀을 돌면 시간이 딱 맞는다”고 말했다.

잠실에서 A스크린 골프방을 운영하고 있는 S씨(47)는 “예전에는 회식 후 주로 노래방을 찾았지만 요즘엔 스크린 골프방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특히 주5일 근무로 금요일과 주말에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스크린 골프방은 최근엔 단순한 골프방이 아니라 사교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골프동호회 모임이나 학부모들의 모임·동창회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40~50대 주부들의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아이들을 학교나 학원에 보낸 뒤 스크린 골프방으로 향하는 주부가 부쩍 늘었다. 여성 손님들이 늘다 보니 내부에 두피 클리닉, 에스테릭 룸, 네일 아트 등을 운영하는 스크린 골프방도 생겨났다. 주부 진미선(39·서울 강남구 청담동)씨는 “요즘 스크린 골프방들은 시설도 고급스럽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주부들의 모임 장소로 제격”이라며 “학부모들끼리 친목도 도모하고 골프도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세차 서비스를 하는 곳까지 생겨났다.

현재 국내에는 골프존·알바트로스·훼밀리골프 등 20여 개가 넘는 스크린 골프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겨울엔 특히 경제 불황에다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역설적으로 최대 호황을 맞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스크린 골프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골프존은 오락적 기능이 강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재미있게 만들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온라인 네트워크 기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골프존은 또 레슨 프로의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의 스윙 자세를 온라인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알바트로스는 실제 필드에 가장 가깝게 만들어졌다는 평이다. 불규칙한 굴곡 지형의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발판이 움직이는 기능도 있다. 훼밀리골프는 정확한 센서가 강점이다. 벙커샷이나 로브샷 등은 물론 드로·페이드 샷도 감지해 낸다.

알바트로스 임재숙 이사는 “스크린 골프방은 이제 가족과 동료, 친지들이 함께 모이는 건전한 레저문화 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일부 주점에서 스크린 골프를 설치하고 술 판매와 도우미를 제공하는 등 변칙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있지만 이는 극소수”라고 말했다.

문승진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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