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 발언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재오 (李在五.서울은평을) 의원 = 민심은 우리당을 떠나 있다.

李대표가 극복해야 할 5대과제가 있다.

우선 도덕성 문제다.

두 아들의 군대면제 문제가 그 핵심이다.

李대표의 잦은 말바꾸기도 문제다.

포용성의 문제도 있다.

대표가 "당을 떠나려면 떠나라" 고 말했으나 그 누구도 탈당을 거론한적 없다.

李대표는 귀족적이고 엘리트적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현재 지역구 어디를 가도 "신한국당은 어렵다" " (李대표) 아이들 때문에 안된다" 는 얘기뿐이다.

대표는 변해야 한다.

의원직을 사퇴하고 불퇴전의 결의를 다져야 한다.

또 민심에 승복해야 한다.

추석이 지나고도 대선 승리가 불투명하면 다른 결단이 필요하다.

▶이원형 (李源炯.대구 수성갑) 위원장 = 합법적 경선을 통해 뽑힌 후보를 교체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환의 (李桓儀.광주 서구) 위원장 = 경선주자들은 경선기간중은 물론 경선후에도 결과에 승복한다고 약속했다.

李대표의 지지율 하락은 아들문제가 그 원천이긴 하지만 당안이 콩가루처럼 돼 있는 것에도 그 원인이 있다.

대표는 아들 병역문제에 대해 무조건 미안.죄송하다고 말해야 한다.

합법성을 얘기하지 말아야 한다.

양김 (兩金) 씨도 사상.전력이 다 해명되지 않았다.

김대중 (金大中) 씨는 서경원씨 월북사건에 연루됐고, 광주학살의 원흉인 노태우 (盧泰愚) 씨로부터도 20억원의 돈을 받았다.

김대중씨가 李대표보다 더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

김종필 (金鍾泌) 씨도 5.16직후 4대의혹 사건이나 서산.제주의 농장문제와 관련해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문제는 우리 자신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적전 (敵前)에서 주장 (主將) 을 바꿔 승리한 적은 없다.

미국.유럽등에서도 대선후보를 교체한 역사는 없다.

당을 떠나 성공한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다.

▶유성환 (兪成煥.대구 중구) 위원장 = 정당의 존립목적은 집권이다.

그런데 집권에 적신호가 켜졌다.

李대표의 인기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대표 아들의 병역문제와 관련, 국민이 해명을 안믿는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군의 사병들은 그런 해명을 비웃고 있다.

장병의 가슴을 멍들게 한만큼 李대표는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군앞에 제대로 설 수 없을 것이다.

李대표는 국민여론 받들어 살신성인의 자세로 후보를 사퇴하고 전당대회를 새로 열어 새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백승홍 (白承弘.대구 서갑) 의원 =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은 '李대표 중심으로' 라는 확고한 선언을 하는게 필요하다.

李대표 아들의 병역문제와 관련, 국민들이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당내에서 떠드는게 문제다.

후보 교체나 낙마는 있을 수 없다.

그 순간 신한국당 당기는 내려질 것이다.

▶박희부 (朴熙富.연기) 위원장 = 조직인.당인으로서 어떻게 후보에게 사퇴하라는 주장을 할 수 있나. 金대통령이 李대표를 지지한다고 했는데 총재의 뜻을 따르는게 민주계의 도리다.

▶김학원 (金學元.서울 성동을) 의원 = 李대표는 자성해야 한다.

경선불복은 있을 수 없지만 정당의 존립근거는 정권쟁취다.

추석때까지 열심히 한뒤 그래도 안되면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한다.

침몰하는 함선에 타라고 강요해선 안된다.

▶안상수 (安商守.과천 - 의왕) 의원 = 우리당 경선은 누구든지 경선을 통해 대통령후보가 된다는 계기가 마련된 엄청난 사건이고 민주주의의 진보다.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해서 문제를 삼는다면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경선중 사실이 아닌 것으로 (李대표를) 흠집낸 분들은 책임이 없느냐. 지지율은 올라갈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다.

대선이 1백일 남은 이때 어떻게 후보교체를 거론할 수 있느냐. 야당이 늘 하던 여당후보를 비난하고 강타할 때마다 후보교체론을 제기할 것이냐. 온몸으로 막는 것이 당으로서 해야할 일 아니냐.

▶김광원 (金光元.영양 - 봉화 - 울진) 의원 = 대선까지 1백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말을 바꿔타서야 되겠느냐. 대표는 아들을 군대에 안보낸데 대해 사과해야 하며, 아들들을 사회봉사시켜야 한다.

당일부에서 대표를 흔드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이유는 그런 행위가 김대중씨 대통령 만드는데 도움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희태 (朴熺太.남해 - 하동) 의원 = 李대표에겐 아들문제가 흠이다.

하지만 그런 흠을 가지고 대통령에 당선돼야 국민을 사랑하고 두려워할줄 알게 된다.

다른 야당후보들은 흠이 너무 많아 당선될 수 없지만 李대표에겐 한가지 흠밖에 없다.

▶서한샘 (인천 연수) 의원 = 이인제지사 사퇴는 독자출마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에 들어와 李대표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 돼야 한다.

▶오장섭 (吳長燮.예산) 의원 = 낙마 주장은 말이 안된다.

지금부터라도 다시 준비하면 대선승리가 가능하다.

▶유용태 (劉容泰.서울 동작을) 의원 = 대통령제를 표방한 당정체성을 바꾸는 문제와 전두환 (全斗煥).노태우 전대통령 사면문제등은 모두 당의 공식기구를 통해 논의했어야 했다.

▶박태권 (朴泰權.서산 - 태안) 위원장 = 국민과 당의 입장에서 돌이킬 수 있는 사유가 있다면 후보를 바꾸어야 한다.

당장 후보교체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나 일단 단합해 노력한뒤 안되면 다시 토론해야 한다.

▶강성재 (姜聲才.서울 성북을) 의원 = 모두 힘을 합쳐 李대표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고난뒤 10월에 가서 상황을 보고 다시 거론해 보자. 경선승복과 정권재창출은 둘 다 명분이 있는 얘기다.

▶李대표 = 오늘의 허심탄회한 얘기로 민주주의가 한단계 발전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야당은 이런 모임을 할 수가 없다.

이날의 발언이 그대로 국민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경선후 찾아봐야 할 분들과 연락할 분들의 명단까지 다 만들었으나 아들 병역문제가 터져 정신이 없는 바람에 일일이 찾아보지 못했다.

병역문제는 개인적인 문제로 변명하는 것이 보기 좋지 않다는 소박한 생각을 했는데 조작까지 해서 심하게 공격할 줄은 몰랐다.

지위를 이용하거나 편법을 쓴 것은 결코 아니다.

나는 후보를 바꾸자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정리 = 이상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