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층 보호 10년 성과는 미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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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오는 16일은 오존층 파괴물질 규제를 위한 몬트리올 의정서 체결을 기념하는 제3회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 협약체결 10주년을 맞는 올해는 특히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1백60여개국 대표와 민간단체 (NGO)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국제행사가 치뤄진다.

이를 계기로 오존층 파괴와 피해실태, 보호를 위한 노력.성과등을 살펴본다.

지난 66년 영국 탐사팀이 최초로 남극 상공에서 발견한 오존구멍은 지표면 20~30㎞ 상공의 성층권의 오존농도가 정상의 3분의1 이하로 줄어든 상태를 말한다.

이는 태양의 자외선으로부터 지구 생명체를 지켜주는 보호막이 뚫렸음을 뜻한다.

오존농도는 지표면에서는 낮을수록 좋으나, 상공에서는 높을수록 좋다.

지난해 미항공우주국 (NASA) 이 관측한 남극대륙 상공의 오존구멍 면적은 평균 2천1백50만 평방㎞로 93년 (2천2백만 평방㎞) 보다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9월7일 2천6백만 평방㎞까지 오존구멍이 확대돼 종전 최고기록 2천4백30만 평방㎞ (92년 9월27일) 를 경신, 아직 안심할 수 없다.

또 북극 근처의 고위도 지역에서도 최근 오존이 크게 줄고 있다.

캐나다 허드슨만 (灣) 20㎞ 상공의 오존농도는 정상치 3~4PPM보다 훨씬 낮은 1PPM수준으로 측정됐다.

또한 오존구멍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북극권에서 성층권 오존농도가 정상치보다 30%정도 줄어든 면적이 1천3백만 평방㎞에 달했다고 NASA측은 지난4월 밝혔다.

에어컨.냉장고 냉매로 사용되는 CFC (염화불화탄소)에 포함된 염소 (鹽素)가 오존파괴반응을 촉매한다.

선진국은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CFC의 생산.수입을 금지했으나 개도국은 2005년까지 CFC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도 개발도상국 수출용 명목으로 지난해 15만여t이 생산됐으며 이미 만들어진 CFC를 재사용할 수도 있다.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물질로는 CFC외에 불소.브롬을 포함하는 할론 (halon) 이 꼽혀 CFC와 동일한 규제를 받고 있다.

CFC의 대체물질로 개발한 수소염화불화탄소 (HCFC) 는 정도는 낮지만 여전히 '오존 파괴력' 을 갖고 있다.

이때문에 유럽국가들은 HCFC의 금지에 찬성하나, HCFC 의존도가 높은 미국.일본등은 규제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살충제등으로 사용하는 메틸브로마이드는 오존층 파괴물질이기는 하나 전혀 규제받지 않고 있으며 선진국들의 경우 2001년까지 25%만 줄이도록 돼있다.

오존층 파괴로 지나치게 많은 태양 자외선이 지표면에 도달, 사람과 동.식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

오존층이 10% 얇아지면 전세계적으로 연간 2백만명의 백내장 환자가 발생하고 피부암 환자가 26%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캐나다 보건당국은 올들어 새로 발견된 피부암 환자가 6만2천명으로 15년전의 2배에 달하고 피부암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흑색종 (腫) 으로 하루 2명꼴이 희생된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오존층 파괴와 자외선 증가 때문에 미국등에서 최근 기형 개구리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밖에 오존층파괴는 ▶인체의 질병에 대한 저항기능을 떨어뜨리고 ▶농작물 수확량 감소 ▶해양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저하에 따른 어획량 감소등 피해를 낳고 있다.

남극지역의 오존구멍이 확인된 뒤 세계각국은 오존층 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77년 유엔환경계획 (UNEP) 의 오존층에 관한 협력위원회 구성 ▶81년 전문가들의 제안에 따른 국제협약 추진 ▶85년 '오존층 보호를 위한 비엔나 협약' 마련 ▶87년9월 24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오존층 파괴물질에 관한 몬트리올 의정서' 채택등이 그같은 노력이다.

89년 1월 발효된 뒤 지금까지 1백63개국이 가입한 몬트리올 의정서에는 당초 선진국들이 CFC와 할론을 86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2000년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것으로 돼있었다.

그러나 오존층 파괴가 예상보다 심각해 이 기간이 96년으로 앞당겨졌으며, 개발도상국에 대한 적용 유예기간도 당초 2010년에서 2005년으로 앞당겨졌다.

그렇지만 CFC 사용이 당장 중단된다 하더라도 오는 2060년쯤에야 오존층이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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