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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 부대 뭐하나] 이라크서 '새마을 운동' 펼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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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파병부대인 자이툰 사단은 재건 지원 활동의 첫 단계로 '쿠르드판 새마을 운동'을 파병지인 이라크 북부 아르빌 일대에서 전개한다.

현지 주민들을 거리 청소, 마을 진입로 복구, 주거시설 보수 등에 참여시켜 농촌 재건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특히 '새마을 운동 시범 마을'을 선정해 파병 부대가 발전기를 설치해 주고, 관정시설로 우물을 파주며, 쓰레기 소각장도 만들어줄 계획이다. 예방접종과 구충 사업도 우선 지원한다. 국방부는 파병지 대부분이 1960년대 한국의 농촌을 연상시키는 낙후된 상태임을 감안, 농촌 재건 운동인 새마을 운동을 현지 문화에 맞춰 전파키로 했다. 자이툰 사단에는 '새마을 운동 TF팀'이 설치됐다.

새마을 사업 등 자이툰 사단의 현지 지원 프로그램은 재건 지원, 친화 활동, 인도주의 사업, 치안 확보 등의 분야에서 80여개에 달한다. 이를 위해 파병 예산 중 160여억원이 책정됐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이라크에 올해 지원되는 4500여만달러 일부도 현지 재건 지원에 활용된다.

일자리 창출도 자이툰 부대의 주요 재건 지원 분야다. 파병부대는 쿠르드 자치정부와 협의해 각종 현지 복구 공사 때 현지 주민들을 고용할 방침이다. 일당 3달러 정도로 당분간 매일 최대 1000여명 고용이 목표다.

채병건 기자

외곽 경비는 쿠르드…자이툰은 자체 방어만

파병의 최대 관건은 '안전 최우선 원칙'이다. 치밀하게 준비한 재건지원 활동도 안전이 보장돼야 가능하다. 자이툰 부대가 아르빌 지역 지도자 접촉이나 시설 방문, 도로.건물 복구 등 민사활동을 벌일 때는 반드시 현지 치안부대와 공조해 2겹 방어작전을 벌인다.

우선 외곽의 1차 방어선은 쿠르드 자치정부의 경찰과 민병대가 맡는다. 그 안쪽으로 자이툰 부대 민사여단의 장갑중대와 특전사 경계 병력이 동심원 형태의 2차 경계선을 만든다. 공병과 의료부대는 이 내부에서 현지인들과 접촉하고 재건활동을 벌인다. 현지 경찰과 민병대는 한국군이 제공한 무전기 등 통신장비로 자이툰 부대와 긴밀한 연락체계를 유지한다.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아르빌주 치안요원들이 트럭과 소형버스를 이용해 현장에 곧바로 투입, 테러세력을 퇴치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군 부대의 외곽 방어는 현지인에게 맡기기로 했다"며 "불필요한 현지인과의 갈등이나 분쟁을 피하고 한국군의 희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군이 쿠르드 자치정부의 경찰과 함께 시내를 돌아다니며 순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한국군은 철저하게 재건 및 자위.방어 차원으로만 움직인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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