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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플랜트·지미 페이지,타체크에 헌정앨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얼마전 결성 30주년을 앞두고 헌정음반을 받은 왕년의 수퍼하드록그룹 레드제플린. '스테어웨이 투 헤븐' 를 부른 보컬 로버트 플랜트와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가 이번에는 남을 위한 헌정음반을 냈다.

전설적 블루스 기타리스트 레이너 타체크를 위한 헌정음반 '이너 플레임' 에서 타체크의 명곡인 '루드 월드' 를 연주한 것. 80년대 허니드리퍼스.더 펌등 한시적 그룹을 결성해 간간이 뭉쳤던 둘이 최근 함께 연주하기는 94년 '노 쿼터' 이후 3년만에 일이다.

타체크는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구미 뮤지션들에게는 깊이있는 기타연주로 존경받는 인물. 체코 출신인 그는 70년 미국으로 이주해 아리조나의 건조지대에서 살아왔다.

여기서 그는 육감적이면서 어딘지 사막냄새가 나는 독특한 블루스를 개척했다.

두 귀재가 오랜만에 화음을 맞춘 리메이크 '루드 월드' 는 오르간소리를 배경으로 플랜트의 영적인 목소리와 그에 맞춘 페이지의 비트는 듯한 기타소리가 어우러져 향수를 자아낸다.

이 헌정음반은 타체크의 기타가 빚어 내는 팽팽한 긴장과 몽롱한 분위기에 반해 열렬한 팬이 된 플랜트를 비롯, 컨추리가수 에밀루 해리스, 그룹 레몬헤즈의 에반 댄도등 타체크와 가깝던 몇몇 음악인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

"런던의 한 클럽에서 그를 처음 보았을 때 그는 얼굴을 찡그린 채 겅중겅중 뛰며 블루스의 모든 종류를 연주하고 있었다.

페달하나만을 쓴 즉흥연주였지만 들을 수록 맛이 깊어갔다.

점입가경이었다.

" 이렇게 첫 만남을 회상하는 플랜트는 93년 자신의 앨범 '페이트 오브 네이션즈' 에서 5곡을 그와 함께 만들며 깊은 벗이 되었다.

타체크는 지난해 2월 머리 속에 굵은 종양이 발견돼 투병에 들어갔는데 병세는 호전됐음에도 매일매일 쌓여가는 진료비를 감당못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 음반은 플랜트를 비롯한 동료들이 타체크의 치료비를 마련하려는 목적도 갖고 있다.

지난 7월 미국에서 발매됐고 최근 국내에서도 출시된 '이너 플레임' 은 모든 판매수익이 타체크의 치료비와 암연구기금으로 쓰이게 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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