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서툴러서 더 사랑스럽다, 우당탕탕 1학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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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도대체 넌 뭐가 될 거니?
황선미 글, 선현경 그림, 비룡소, 56쪽, 7500원

선생님이랑 결혼할래
이금이 글, 이영림 그림, 보물창고, 56쪽, 9500원

 『나쁜 어린이표』의 황선미와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이금이. 우리 시대 대표 동화작가들이 나란히 신작을 내놨다. 두 책 모두 학교라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초등 1학년생을 위한 유쾌한 응원가다.

『도대체…』에선 ‘똑똑이’ 다정이가 주인공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가 너무 시시해 실망스럽다. 유치원에서 다 배운 글자와 숫자를 학교에서 또 배우는 거 하며, 심지어 똥도 제대로 못 가리는 ‘수준 안 맞는’ 친구와 같은 반이라는 게 못마땅한 것이다.

“선생님, 학교한테 실망이에요. 학교 끊을래요.”

선행학습이 기본이 된 시대. 다정이의 맹랑한 선언에 공감할 아이들이 적지 않을 게다. 그랬던 다정이가 ‘학교에 더 다녀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까지, 학원이 대신할 수 없는 학교만의 즐거움이 따뜻하게 펼쳐진다.

『선생님이랑…』는 초등 1학년의 생활을 다룬 네 편의 동화를 담았다. 교문 앞 애완동물 장사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은채와 119 구조대원이 꿈인 승우, 담임 선생님과 꼭 결혼하겠다고 결심한 상민이 등이 주인공이다. 마음은 ‘학생’인데 자꾸 실수를 하는 아이들이다.

표제작 ‘선생님이랑 결혼할래’의 상민이는 엄마의 명품 가방을 몰래 가져다가 선생님께 선물한다. 또 ‘친구가 아파요’의 승우는 친구 혜미가 배가 아프다고 하자 학교 공중전화로 119에 신고했다. “이게 무슨 망신입니까? 남들이 알면 선생님들이 얼마나 학생들한테 관심이 없으면 학생이 직접 119에 신고를 했냐고 할 거 아니에요.” 교감 선생님의 혼내는 소리에 담임선생님 얼굴이 새빨개졌다.

서툴러서 더 사랑스럽지 않은가. 입학을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을 아이들과 예비 학부모들의 마음을 풀어줄 이야기들이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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