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TV 가이드] 흑인 딸의 생모는 백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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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거짓말과 그로 인해 생기는 비밀을 담담한 터치로 그린 영국 영화다. 한 흑인 여성이 자신의 생모가 백인임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가족 간의 애증과 갈등이 배우들의 호연 속에 펼쳐진다. 2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이 다소 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자신과 가족 간의 관계를 곱씹어본다면 지루하지만은 않은 작품이다.

1996년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브렌다 블리신) 수상작. 감독은 93년 '네이키드'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던 마이크 리다.

젊고 지적인 흑인 여성 호르텐스(마리아 장 밥티스트)는 어머니의 장례식이 끝나자 생모를 찾으러 간다. 놀랍게도 친어머니 신시아(브렌다 블리신)는 백인이었다. 신시아의 상황은 썩 좋지 않다. 공장에서 일을 해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동생 모리스(티모시 스펄)를 고생해서 키웠지만 사진사로 성공한 동생은 누나에게 별 애정이 없다. 아버지 없이 키운 딸 록산(클레어 러시브룩)과는 사이가 매우 나쁘다. 별다른 희망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신시아는 호르텐스와 만나자 가슴 한 구석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낀다.

원제 Secret & Lies. 1996년작. 19세 이상 시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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