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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김현철PD '박찬호 해설'에 결정적 도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코리안 특급' 박찬호 열풍이 식을줄 모른다.

따라서 '박찬호 선발경기 중계방송' 은 방영시간이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평균시청률 18%에 채널점유율은 70%를 넘어서는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중계방송에 아나운서.해설자와 함께 등장하는 KBS 김현철 (30) PD. 그는 경기 도중 미국방송의 해설을 번역할 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상황이 생겼을때 순발력 있게 메이저리그의 역사나 상대팀에 대한 정보등을 제공함으로써 시청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95년 10월 입사한 아직 초년병 PD인 그가 '간판' 프로그램의 없어서는 안될 진행자로 자리잡게 된 것은 방송국 안에서 메이저리그 '통' 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 어려서부터 취미로 삼았던 '야구구경' 이 그에게는 큰 밑천이 된 셈이다.

그가 미국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중학교 2학년때인 81년. 초등학교때부터 야구에 관심이 많아 수유동 집에서 혼자 버스를 타고 동대문 야구장에 가서 고교야구나 실업야구를 구경하곤 했던 야구 '매니어' 인 그가 영어를 한두마디씩 익히기 시작하면서 AFKN을 통해 미국야구에 관심을 가지게 된건 당연한 일이었다.

화면으로 지나가는 상황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선수의 개인기록과 팀 전력을 분석하는 데는 삼각지나 청계천등지를 돌며 구입한 미국 스포츠잡지가 자료가 됐다.

우연의 일치랄까. 그가 가장 좋아했던 팀이 바로 'LA다저스' .88년 우승의 기쁨도 함께 나눴고 감독이나 선수.전적등에 대해 꾸준히 스크랩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박찬호 경기 중계' 에도 결정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박찬호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의 활동상황을 모아놓은 사진들은 KBS광복절 특집프로그램의 자료화면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일주일에 10여시간씩 꾸준히 AFKN을 시청한 결과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그의 영어듣기실력이 스포츠중계방송을 아무런 장애없이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가 된 것은 '덤' 으로 얻은 소득이다.

주말 야구경기만큼은 고3때에도 놓치지 않고 시청했던 그는 '혹시 공부에 방해는 되지 않을까' 라는 주위의 염려와는 달리 대입학력고사에서 3백7점을 받아 서울대 외교학과에 입학했고 '재미있고 현장감 넘친 스포츠프로그램을 만들겠다' 는 포부로 스포츠PD가 됐다.

남보다 일찍 결혼한 덕에 벌써 야구에 남다른 흥미를 보이는 6살짜리 아들을 둔 그는 "내가 무엇을 하든 믿고 키워주신 부모님처럼 나도 내 아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을 지원하겠다" 고 말하는 '트인' 아버지이기도 하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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