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일본 덴츠 나리타 유타카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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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난 93년부터 덴츠를 이끌고 있는 나리타 유타카사장 (成田 豊.68세) 을 본지 김왕기 유통부장이 만나봤다.

1901년 창업한 덴츠사는 일본은 물론 미국.러시아.한국.중국.홍콩.베트남등 세계 각국에 영업망을 갖춘 세계 최대의 종합광고 회사다.

- 이번 방한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를 계기로 한.일 양국이 동남아시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공동발전의 길을 찾기 위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각 분야가 무엇을 해야할지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고 또 학계.언론계.문화계등 양국의 지도층 인사들을 초빙한 것입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세계 광고업계의 최근 조류 (潮流) 를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대표적으로 세계화와 디지틀화를 들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다국적화되면서 세계를 대상으로 한 광고활동이 필요하게 됐어요. 또 디지털화로 광고매체가 더욱 다양해졌습니다.

특히 다중 (多衆) 을 대상으로 한 종전 광고와는 별도로 인터넷등 소수의 특정고객을 대상으로 한 퍼스널 마키팅의 등장에 주목해야 합니다."

- 이런 변화에 부응해 관련 업체들은 무엇을 해야할까요.

"앞에서 말한 두가지 특징을 조화시켜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게 광고대행사들의 과제입니다.

기업의 해외진출을 광고 측면에서 지원하는 것도 광고 회사의 역할입니다."

- 한국 광고산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TV광고 그리고 한국 광고대행사가 만든 몇가지 작품을 보고 놀랐습니다.

기술적으로 수준이 상당히 높더군요. 그러나 몇가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대기업 계열광고사들이 많은게 큰 특징인데, 이는 개방화 시대를 맞아 한 단계 높은 경쟁을 위해서는 개선돼야 할 점이라고 봅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역할이나 광고표현상 규제등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한국의 경우 불황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광고비를 줄이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험은 어떤가요.

"지난 83년, 95년 두차례 일본 불황기의 사례를 분석해봤더니 어려울때 광고를 적극적으로 한 기업은 경기회복기에 시장점유율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가 많더군요. 기업들은 광고비를 코스트로서가 아니라 중장기적인 투자란 인식을 갖는게 중요합니다."

- 덴츠가 지난해 말 합작으로 국내에 진출했는 앞으로의 사업계획은.

"한국 광고업계에 새로운 개념의 광고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특히 일본 광고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토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

나라타사장은 최근 일본에 지한파 (知韓派).친한파 (親韓派)가 늘고 있으며 자신도 "그중 한사람" 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또 일본인들은 한국과 일본을 가리킬 때 보통 일한 (日韓) 이라고 말하는데 비해 나리타사장은 인터뷰 도중 딱 한번을 제외하곤 내내 한일 (韓日) 이라고 표현했다. <정리 =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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