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생활불편 주는 골프연습장이 웬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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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연습장 건립을 위해 철거작업이 진행중인 공무원연금공단의 내덕동 상록테니스장. 청주=안남영 기자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충북 청주시내 복판에 시 도시계획위원회도 재고를 요청한 골프연습장 건립을 강행하자 인근 주민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16일 시와 연금공단에 따르면 공단측은 내덕2동 169번지 일대 상록테니스장 터 9709㎡에 38개 타석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260㎡ 규모의 골프연습장 건립을 추진중이다.

이에 대해 내덕2동 9개 직능단체와 주민 300여명은 지난 11일 상록테니스장에서 집회를 열고 "교통요지에 골프연습장이 웬말이냐"며 미관훼손과 위화감 조성은 물론 ▶교통혼잡 ▶야간조명 ▶소음으로 인한 불편 우려 등을 이유로 공단측에 사업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나 최근 테니스장 철거를 시작한 공단측은 25억원을 들여 연내 개장을 목표로 다음달 본격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어서 공사중지 가처분신청, 본사 항의방문, 물리적 저지 등 강력한 반대투쟁을 벌이기로 한 주민들과 마찰이 예상된다.

시의회 이만목 의원은 "변두리라면 몰라도 북부지역 관문 요지에 골프연습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도시이미지 등을 고려할 때 용납할 수 없다"며 "6월중 열리는 임시회에서 이를 공론화해 의회차원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최상룡 통장협의회장은 "연금공단측이 애당초 공무원복지회관을 짓겠다고 해놓고 테니스장을 하더니 이제와서 '돈이 없다'면서도 수십억을 들여 골프연습장을 짓겠다니 이해를 못하겠다"며 "돈이 없다면 기다려서라도 골프연습장 대신 복지시설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단의 김정환 건설2부장은 "몇년 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입희망자가 없어 실패했다"며 "예산부족으로 당장 종합후생복지관 건립이 곤란한 상황에서 만성적자인 테니스장 사업을 계속할 수도, 터를 방치할 수도 없어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부장은 "투자금이 어느정도 회수되면 복지관을 지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단측은 지난해 11월 건축허가를 신청했다가 반려되자 올 3월 충북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해 이김으로써 지난달 건축허가를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시는 도시계획위원회의 '부적절'의견에 따라 영향권 내 주민 439가구의 동의서 제출을 요구했으나 공단측은 주민등록이 안된 151가구의 동의서를 포함 376가구 분만 제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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