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화 에반겔리온등 성황…국제만화페스티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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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21일 막을 내린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한국순정만화가 부각되기는 했지만 잔칫상을 제일 제대로 받았던 것은 일본 만화영화였던 것 같다.

국내 만화계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일본 만화영화 '에반겔리온' 과 '이웃의 토토로' 에 몰려든 청소년 인파는 씁쓸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만화영화 '전사 라이언' 과 '난중일기' 가 분투하기는 했지만 세계 만화영화계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다는 일본 만화영화,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들과 대적하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다.

주인공들의 섬세한 심리묘사, 극적요소가 치밀하게 전개되는 상상력 넘치는 드라마틱한 구성, 실사를 방불케하는 세밀한 밑그림, 상황과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배경음악등은 만화영화를 그냥 재미있는 일회성 소동의 연결쯤으로 생각해온 한국이나 미국 만화와는 커다란 차별성을 지닌다.

일본 만화영화의 성공은 출판만화에서 출발한다.

엄청나게 많은 만화잡지중 인기를 얻은 소수의 작품들만이 TV시리즈로 만들어지고 그중에서도 극소수만이 극장용으로 제작된다.

치열한 자체 경쟁을 이겨낸 작품만이 비로소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일본 만화영화를 세계수준으로 끌어올린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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