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이전, 기업도시…건설株가 장세 주도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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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침체 장세에서 그나마 호재를 갖고있는 건설주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설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1년째 내리막을 타고 있지만, 행정수도 이전과 기업도시 건설 등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설업종의 수혜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행정수도 수혜 미지수]

대우증권은 16일 "정부가 신행정수도 비용으로 추정하는 46조원 대부분이 건설공사 비용인 만큼 장기적으로 건설업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수도 이전은 그 사안이 중대한 만큼 2004년 하반기 주식시장의 중심 이슈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우증권은 수도 이전의 수혜주로 충청권에서 강력한 수주(受注) 경쟁력을 갖춘 계룡건설을 매수 추천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수도 이전과 관련, 계룡건설을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반면 LG투자증권은 새 수도 이전 계획은 50만명이 입주할 때까지 약 25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현재 하강국면에 진입한 건설경기를 되돌리기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도 수도 이전으로 인한 실질적인 수혜 효과는 2년 후부터나 볼 수 있으며, 건설사들의 과당 경쟁 구조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고 분석했다. 새 수도 건설을 위한 실제 공사는 2007년 하반기에 시작된다.

삼성증권은 건설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해 하반기에 중견 건설업체들을 중심으로 영업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며, 건설업에 대한 보수적 투자 의견을 유지했다. 계룡건설에 대해서도 주가가 반등하면 보유물량을 줄이라고 권했다.

서경호 기자

효과는 기업도시가 빨라

수주 물량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체들에겐 단비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내년부터 당장 도시건설 공사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개발 초기에 토목공사가 대량 수반될 뿐 아니라 공장을 지은 다음에는 오피스 빌딩과 공공시설 등이 잇따라 들어선다. 주택 단지·병원·학교·쇼핑센터 등의 건설도 동시에 이뤄진다.

이같은 효과 때문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기업도시 건설 특별법’(가칭)을 제안하자 전국에서 9개 시·도가 기업도시 유치를 희망한 상태다. 지자체로선 기업 유치를 통해 고용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적극적이다.

전경련은 올해 안에 기업도시 건설 특별법 제정과 후보지역 선정을 거쳐 내년부터는 도시건설공사가 진행될 것을 희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견해도 긍정적이다. LG투자증권 이창근 연구원은 “실업증가를 방지하는 유일한 대안으로 경기부양 효과도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걸림돌도 있다. 당장 민주노동당은 “국민경제를 죽이고 재벌만 살리는 기업도시 건설을 국민과 함께 저지하겠다”면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같은 반발에 대해 정부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 기업도시 건설은 좌초될 수도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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