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태양에너지학회 24-30일 대전서 개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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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태양열로 수온을 조절하는 연못. 부대연료 없이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태양열 조리기. 덩굴나무를 이용한 '그늘집' . 지구의 가장 큰 에너지원이면서도 그간 활용에 소홀했던 태양열을 다각도로 이용하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원자력의 불안감도, 화력의 환경공해도 없는 태양에너지는 최근 첨단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21세기형 에너지원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오는 24~30일 대전 유성에서는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대규모 국제태양열학회가 열려 태양열 이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1백여개국에서 8백여명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발표 학술논문만도 수백편에 달하는등 지금까지 국내에서 열린 관련 학술대회로는 최대규모다.

일반의 관심을 끌만한 발표내용을 모아 소개한다.

◇ 태양열 연못 = 중국 어업연구소는 태양에너지를 이용, 수온이 낮아지는 겨울철 연안 (沿岸) 의 양식을 도울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이는 이른바 '솔라폰드' (Solar Pond.태양열 연못) 를 만드는 것으로 해수에 민물 혹은 염도 0.5%이하의 바닷물을 서서히 부어주는 것이 기술적으로 핵심이다.

바닷물은 보통 염도 3.5% 안팎인데 여기에 민물이나 염도낮은 바다물을 부어주면 상.중.하 3개층이 형성된다.

이는 염도와 밀도차이에 따른 것으로 이중 상.하층에서는 따로따로 대류현상이 일어나지만 중층에서는 대류가 일어나지 않는 일종의 '열 차단벽' 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대류층이 생기면 하층에 가장 따뜻한 물이 형성돼 상층과는 섭씨 10~15도의 온도차가 발생, 어류 양식에 적합한 태양열 연못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 화성탐사용 태양전지 =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의 공학연구팀은 과거 바이킹호등이 화성탐사후 보내온 자료를 바탕으로 화성에서 최적의 작동상태를 보일 수 있는 설계한 태양전지시스템을 선보인다.

연구팀에 따르면 화성은 여름.겨울 모두 영하의 날씨로 태양전지가 확보한 열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3겹구조' 로 전지가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맨위층에 유리커버를 씌우고 중간층에 태양전지를 입히며 맨 아래에는 지지층을 만드는 것이 효율적이다.

◇ 태양열 조리기 = 가나 과학기술대학의 제이콥 코우 멘사박사팀은 휴대용 태양열 음식조리기 개발결과를 소개한다.

이 조리기는 오목거울로 태양열을 집적해 음식을 익히거나 뎁히는 것으로 가스연료로 조리하는 것보다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장차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험 결과 밥을 짓거나 닭고기 요리를 하는데 1~2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멘사박사는 햇빛이 약하거나 조리를 빨리해야할 경우에 대비해 부탄같은 가스를 복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조리기를 고안했다.

◇ 벽 덩굴의 열차단 효과 =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UCLA) 의 바루치 지보니박사팀은 벽을 타고 자라는 덩굴나무의 열차단 효과를 연구, 덩굴나무가 덮여있을때와 그렇지 않을 경우를 대조한 결과 벽이 받는 태양열이 최고 2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여름철 벽으로부터 열전도가 심한 주택이라면 덩굴나무를 심는 것이 무더위 퇴치에 효과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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